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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매년 10월 31일, 괴물이나 귀신 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하는 할로윈(Holloween) 축제를 즐깁니다. 올해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우스꽝스런 의상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의 의상 전문업체인 '리키스(Ricky's)'가 오는 31일, '할로윈(Holloween)'이란 미국 축제일을 앞두고 일반인에게 판매 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상입니다.
어른용으로 판매되는 이 김정일 의상은 탁한 황갈색의 군복 상․하의 한 벌과 우스꽝스러운 안경, 그리고 곱슬머리 가발 등을 미화로 약 50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리키스'는 이 의상에 관한 설명서에서 '이 옷을 입으면 악명 높은(infamous)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처럼 보일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할로윈 축제일에 괴물이나 귀신으로 분장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의상을 입고 밤거리를 돌아다닙니다. 이는 과거 유럽에서 미국에 이민을 온 켈트 족의 전통행사로 10월 31일에 죽은 사람의 영혼이나 마녀가 나타나는데 이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귀신이 놀랄만한 가면이나 의상으로 분장해야 한다는 풍습입니다.
'리키스'의 자네 뱅스(Janae Banks)고객 담당 책임자는 이 중 김정일에 관한 의상이 매우 인기 있다며 가장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라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Kim Jong Il costume is a very popular costume and it is one of our best sellers.) 뱅스 책임자는 올해 김정일 의상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의상은 '리키스' 사에서 판매하는 의상 중 가장 인기 있는 5개 품목 중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It is our top 5 most popular costumes.)
미국 뉴욕의 맨해튼 시내에서 할로윈 의상을 판매하는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상점도 올해 예년과 같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연상케 하는 군복과 검은 안경, 곱슬머리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상점의 관계자는 매년 김정일에 관한 의상을 팔고 있지만 특히 최근에는 북한의 3대 세습이 국제사회에서 큰 화제로 떠오르면서 김 위원장의 의상과 가발 등이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리키스' 사와 '아브라카다브라' 상점 등에서 북한의 후계자로 낙점된 김정은의 의상은 팔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김정은에 대한 지명도가 낮고 의상으로 희화화하기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 김태우(가명) 씨는 김 위원장의 의상을 입고 그를 흉내 내는 것은 북한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김 위원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단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도깨비와 마녀, 해적,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을 비롯해 흉측하고 무서운 괴물 등으로 변장하는 할로윈 축제는 특히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날로 저녁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얻기도 하며 어른들은 변장한 모습으로 함께 모여 음식과 술을 나눠 먹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