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2010년 한반도의 농업 생산량이 기후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북한은 일 년 전보다 10만 톤 생산량이 늘 것이라고 유엔 식량기구에 보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생산 증가 주장을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돕는 '정치적인 산정'이라고 분석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북한을 방문해 작황 조사를 했던 유엔의 식량기구 공동 조사단에 지난해보다 10만 톤 증가한 511만 톤의 곡물을 올해 수확할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공동조사단은 지난 9월21일부터 10월2일까지 2주간 북한의 협동농장들을 방문해 올해 곡물 수확량을 산출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북한은 나쁜 날씨 탓에 봄 수확은 지난해보다 11% 줄었지만 가을의 수확을 끝내면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곡물 생산이 가능하다고 공동조사단에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곡물 생산이 지난해보다 10만 톤 늘 것이라는 북한의 보고 내용을 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작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후 조건을 감안하면, 한반도에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곡물 생산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한국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은 농업 기술과 자원이 앞선 남한의 올해 작황을 보면 북한의 증감을 예측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생산 증가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권태진
: 북한에서 10만 톤이 증수된다는 사실을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올해 한국의 쌀 작황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단위면적당 8.4% 이상 감소한다고 추정됩니다. 농업 생산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가 기상입니다. 북한은 홍수로 큰 피해를 당했다고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올해와 같은 기상 조건에서는 아무리 비료를 많이 썼다고 해도 증수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의 관계자는 북한의 10만 톤 작황 증가를 ‘정치적 산정(Political Assessment)’이라고 단정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표한 해에 흉작 소식을 주민에 전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봄까지 곡물 수확이 줄었지만, 젊은 후계자가 등장한 뒤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한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권 부원장도 정치적인 배경 때문에 북한이 예상 수확량을 부풀렸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권태진
: 올해 김정은이 후계자로 부각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상 때문이지만 작황이 완전히 망쳤다고 알려지면 후계승계 작업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정치적 이유 때문에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봅니다.
권 부원장은 북한의 식량부족분 150만 톤의 예상치와 관련해 북한과 국제기구에서 사용하는 개념의 추정치라면서 도정한 이후의 수치인 한국의 정곡(Milled) 개념으로 해석하면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115만 톤 가량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권태진
: 북한의 예상 소비량 700만 톤을 한국에서 사용하는 정곡 개념으로 환산하면 530만 톤 정도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주장하는 예산 생산량 511만 톤은 한국의 개념으로 약 395만 톤 정도입니다. 약 135만 톤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여기에 북한의 통상적인 곡물 수입량 20만 톤을 빼면 115만 톤 정도가 식량부족분으로 계산됩니다.
권 부위원장은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이 발표하는 수치는 북한과 같은 조곡 단위여서 한국에서 알려진 식량부족치를 능가하는 것이 통례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