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세계 최악 독재자 Q/A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계 독재자 가운데 제일의 독재자로 뽑혔습니다. 미국의 외교 전문 잡지 포린 폴리시(FP)는 7/8월호에서 세계 최악의 독재자 23명을 선정하면서 김 위원장을 '최악 중 최악'으로 꼽았습니다. 이런 결과는 북한의 일인 독재, 인권 탄압, 개인 숭배, 경제난 등을 보면 바로 알 수가 있습니다. 이에 관한 이모저모를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포린 폴리시가 김 위원장을 세계 제일의 독재자로 선정했습니다. 이 잡지가 김 위원장을 그렇게 선정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지요?

기자: 김 위원장이 전무후무할 정도의 독재자이기 때문입니다. 포린 폴리시는 김 위원장이 개인 숭배를 바탕으로 일인 독재를 펴며 지난 16년 동안 집권하면서 소중한 국가 자원을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에 쏟아 부어 인민을 가난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을 뿐만 아니라 20여만 명이 넘는 사람을 정치범 수용소에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폭압 정치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가 없고 유례(類例)도 없어 이런 평가가 나왔다고 보입니다.

앵커: 김 위원장과 함께 세계의 독재자로 선정된 인물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2위에는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올랐습니다. 독립 영웅인 무가베 대통령은 정적을 고문하는 한편 경제를 황폐화하고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통화 팽창을 유발해 국민에게 고통을 안겼습니다. 3위에는 18년째 집권한 버마의 군정 지도자 탄 슈웨 장군이 뽑혔습니다. 4-5위는 수단의 오마르 하산 바시르 대통령, 투르크메니스탄의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입니다. 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8위, 후진타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이 10위에 올랐습니다. 후 주석은 정치적 반대 세력엔 혹독한 군주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앵커: 포린 폴리시에 따르면 북한은 2010 실패국가지수(FSI)에서 19위를 차지했다는데 이것이 무슨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북한은 실패국가지수에서는 니제르와 함께 총점 120점 중 97.8점을 받아 공동 19위를 기록했습니다. FP는 2005년부터 해마다 세계 177개국을 대상으로 정치/사회/경제/안보 등 12개 분야별로 '불안 정도'를 지수로 계량해 순위를 매겨왔습니다. 총점이 높을수록 불안정한 국가로 평가를 받습니다. 북한은 국가의 위법행위라는 항목에서 9.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인민을 위한 통치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에는 17위에 올랐습니다.

앵커: 실패국가지수와 관련해 다른 나라 상황도 아울러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한국은 153위, 미국은 159위, 일본은 164위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중국은 57위로 나타났습니다. 177개 국가 중 가장 안정화한 나라로는177위의 노르웨이, 176위의 핀란드, 175위의 스웨덴이 뽑혔습니다. 한국은 실패국가지수와 관련해서는 거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 있습니다. 한편 소말리아는 지수 114.3점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2위부터 5위까지는 차드, 수단, 짐바브웨, 콩고 등입니다. 1위부터 5위까지 아프리카 나라가 모두 차지했습니다.

앵커: 김 위원장이 전 세계 제1의 독재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그 배경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 정치 상황, 경제 상황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국제 사회가 내놓은 객관적인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 국무부는 3월 11일 '2009년도 인권보고서'를 내고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탄스럽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 인권 특별 보고관도 3월 12일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비참하고도 끔찍한 인권의 침해 사례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와 프리덤 하우스는 1월 20일과 12일 보고서를 내고서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끔찍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프리덤 하우스는 북한이 정치적 권리와 시민권의 보장 측면에서 '최악 중의 최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북한의 언론/종교 자유는 세계 최악 중의 최악으로 나타났습니다. 언론을 감시하기도 하는 프리덤 하우스는 북한 언론의 상황을 전 세계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정부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평가한 북한의 종교 자유는 전 세계의 최하위권입니다. 이렇게 최악 상황을 빚어낸 김 위원장은 전 세계 최악의 독재자라는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북한은 인권 문제의 하나인 인신 매매와 관련해서도 또 최악의 나라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지요. 이에 관한 내용을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미국 국무부가 6월 14일 발표한 연례 '인신매매실태(TIP)'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을 비롯해서 이란, 버마, 쿠바 등 12개 나라를 인신 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는 3등급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흔한 인신 매매의 형태는 북한의 여성과 소녀들이 중국으로 팔려가 강제 결혼과 매춘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입니다. 북조선 여성 수 만 명이 중국으로 팔려갔다고 집계됐습니다. 북한은 이에 책임이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열악한 상황을 안은 북한이라는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의 관점에서 인민의 항거가 일어나서 더 존속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이런 항거가 없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완벽한 정보 차단과 철저한 공포 정치 때문입니다. 북한 정권은 인민이 외부 소식을 접해 북조선 상황을 파악하는 일을 두려워 합니다. 그러니 외부 상황이나 소식의 전파를 결사적으로 막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조선 인민은 모두 우울 안 개구리가 돼서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태에서 항거가 일어나기는 백년하청(百年河淸) 격입니다. 설령 인민이 외부 소식과 자체 문제점을 알고 건설적인 의견을 표시하려 해도 공포 정치 때문에 이를 포기해야 합니다. 북한의 지도부는 독재 유지에 방해만 되는 이와 같은 의견이 나오지 않도록 막습니다. 그래서 정치범 수용소의 설립과 무자비한 인권 탄압 등을 통해 공포를 인민의 마음에 심어놓음으로써 항거할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게 철저한 독재 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공포의 구조화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제 사회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그냥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까?

기자: 북한의 이처럼 특수한 사정 때문에 현재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지표로 보아 북한은 더 존립할 수 없는 정권입니다. 붕괴는 시간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예고 없이 갑자기 올 수도 있다는 점만은 전망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정일 위원장이 세계의 독재자 23명 가운데에서 최악의 독재자로 뽑힌 이유와 배경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