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수명 Q/A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수명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국가 기관인 국가정보원 산하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성욱 소장과 미국 국무부 커트 캠블 차관보의 발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 건강이 겉으로 드러난 바와 달리 좋지 않다는 이야기부터 통치에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견해는 다양합니다.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다시 부각한 내용부터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남조선의 국책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남성욱 소장은 24일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고 2주에 한 번 신장 투석을 하며 손톱의 흰색은 만성 신부전증 때문이며 뇌졸중을 막으려고 다이어트, 즉 살까기를 해서 체중을 86킬로그램에서 70-73킬로그램으로 줄였다는 내용이 발언의 요지였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3월 7일 함흥 군중대회에서는 왼손이 멈춘 상태에서 오른손을 부딪치는 모습을 보여 뇌졸중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남 소장은 밝혔습니다. 남 소장이 국가정보원 산하에 있는 연구기관의 책임자여서 이 발언은 경청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앵커: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이에 버금가는 발언이 또 있었습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에서 동아시아와 태평양을 담당한 커트 캠블 차관보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캠블 차관보는 2월 3일 서울에서 “모든 의학 정보를 종합할 때 김 위원장 수명을 3년 정도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여러 모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작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여기자 2명을 데리러 북한에 갔을 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전문 의사를 딸려서 보내 김 위원장을 관찰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과 직책의 비중으로 미루어 캠블 차관보의 발언은 그냥 일회성으로만 보기에는 무게가 실려 있었습니다.

앵커: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한 언론 보도도 있었다는데 그 내용도 아울러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3월 9일자 연합뉴스의 보도가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지난 1년 동안 공개된 김 위원장의 사진을 의학 전문가에게 의뢰해 그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손이 최근 1년 간 유달리 검어진 반면 손톱은 비정상적으로 하얀색을 띠고 있어 첩보 수준에서 제기된 김 위원장의 신장 이상이 의학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의학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상당한 수준의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신장이 좋지 않아서 몸에 요독이 쌓이면 몸이 햇볕에 쉽게 타고 빈혈이 심해진다”면서 “김 위원장의 손등이 유독 까맣고 손톱이 하얀 현상은 이러한 이유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와 같은 발언이 나오고는 있지만 김 위원장은 실제로 현지 지도에 나서며 외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정말로 나쁘다면 이런 활동도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래서 국정을 운영하는 데에 이렇다할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한국 정부에서 나옵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 건강에 관해 국정을 운영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파악한다”고 말합니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뇌졸중의 후유증에서 일단 벗어나 국정을 수행할 정도까지 건강을 회복했다고 파악합니다. 북한 관영 매체가 전하는 바를 보면 김 위원장은 요즘 들어서도 황해북도 사리원시, 자강도 희천시, 함경북도 김책시, 또 황해북도 송림시 등지로 현지 지도를 하러 나갔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국정 수행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명한 방증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사례는 겉보기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하지요?

기자:

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례는 많습니다. 김 위원장이 실내와 실외를 막론하고 두꺼운 장갑을 끼고 있으며 꼭 필요한 경우 오른쪽 장갑만을 벗는 모습도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위에서 말씀을 드린 대로 어색하게 박수를 치는 모습도 뇌졸중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증거로 보입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에게 무엇보다도 시급한 질환은 뇌졸중보다는 신부전증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당뇨, 고혈압과 각종 질환이 신부전증과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올해 1월 28일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김 위원장이 정기적인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겉보기에 이상이 없이 보이는 이유는 투석 후에는 일시적으로 건강하게 보이기 때문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작년 7월 한국의 대북 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김 위원장이 투석을 받고 있다고 전한 바가 있습니다.

앵커:

어느 나라 지도자의 건강 상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유독 북조선 지도자의 건강 상태에 여러 나라가 많은 관심을 쏟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북한 특유의 독재체제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에서는 모든 권한이 일인에게 집중돼 있습니다. 그러니 그 일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에는 당연히 엄청난 혼란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단지 북조선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수많은 난민의 발생과 탈출, 핵무기의 유출, 소요 사태의 발생 등은 국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요인입니다. 그래서 국제 사회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이 정말로 훌륭한 지도자여서 흠모하는 마음 때문에 그러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민주국가에서는 지도자의 유고시 헌법과 기타 절차를 따라서 권력의 다음 순위자가 직무를 수행하고 그 동안 후임자를 선출하면 됩니다.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선 일인독재 체제의 체질상 이러한 일은 거의 기대할 수가 없다는 데 큰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김 위원장의 전반적인 건강 악화에 수반하여 나타나는 특성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이 같은 사실이 비교적 잘 나타나 있습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2월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얼굴의 얼룩을 빼고 건강해 보이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신경질 증세를 보이고 오랜 친구나 가족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를 했습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이 올해 들어서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수행한 빈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원 원장은 “김 위원장이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는 자탄을 하며 현안 해결에 초조감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좋지 않은 건강으로 미루어 후계 작업을 가속화할 전망으로 분석됩니다. 김경희 부장과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위원 겸 노동당 행정부장이 요즘에 자주 현지 지도에 김 위원장을 동행하는 이유는 후계 작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한 이모저모를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