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공산당 왕가서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4년과 2005년, 그리고 2008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매번 김 위원장과 만났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면담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활동이 공식 확인된 건 지난 8월 와병설이 흘러나온 이후로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활동은 사진을 통해서만 공개됐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고영환 수석연구위원입니다.
고영환: 신화통신에 보도가 나온 만큼,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많이 회복된 걸로 일단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고요.
이번 면담을 통해 김 위원장은 미국 오바마 신정부에 자신의 건재를 과시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변수’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의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양국 간 정상급 교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중국의 정권 탄생 60주년이기도 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먼저 북경을 방문하고 이어서 중국 호금도(후진타오) 주석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숩니다.
양무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고, 또 그것이 고위급의 상호 방문이 된다면, 후진타오 주석의 방북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고위급 인사 교류 외에도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은 미국 오바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북한은 미북 간 관계 개선의 행보를 놓고 중국이 가질 수 있는 의구심을 없애려 했을 것이고, 중국은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놓고 북한이 강경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한 우려를 전달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왕 부장은 22일 김영일 내각 총리와 한 회담에서는 중국의 대북 지원을 중심으로 한 경제 협력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같은 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태복 국제담당 비서와 한 회담에서는 양국 간 당적 교류와 지도부 간 소통을 강화하는 문제를 의제로 삼은 걸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왕 부장은 북한 노동당 국제부의 초대로 21일부터 평양 방문을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