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일본 방문 이틀째를 맞은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 씨는 21일 낮 다구치 야에코(북한 명 이은혜) 씨 가족에게 북한에서 야에코 씨 이외의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후에는 요코다 메구미 씨 부모와 처음 만나 환담하면서 메구미 씨를 동료 공작원 김숙희의 소개로 80년대 초에 만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방일 이틀째를 맞은 김현희 씨는 나가노 현 가이루자 마을에 있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별장에서 자신의 일본어 선생이었던 다구치 야에코 씨 가족들과 다시 만나 점심을 함께 들면서 환담했습니다.
김현희 씨는 이 자리에서 "다구치 씨 이외의 인물(일본인 납북자)을 북한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그런 사실을 일본 경찰 당국에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다구치 씨의 장남 고이치로 씨는 김현희 씨와 면담이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현희 씨가 그 이상의 상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1시간 반 동안 불고기, 파전을 같이 만들어 먹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희 씨는 이어 21일 오후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 존재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모 시게루 씨와 사키에 씨를 하토야마 전 총리 별장에서 처음 만나 환담했습니다.
김현희 씨는 이 자리에서 "메구미 씨에게 일본말을 배우고 있던 동료 공작원 김숙희의 소개로 메구미 씨를 북한에서 80년대 초에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현희 씨는 또 "메구미 씨는 당시 임신(딸 김혜경 양)하고 있었을 때라 배가 불룩 나와 있었으며, 사진보다는 훨씬 야위어 있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현희 씨는 이어 메구미 씨에 관한 얘기를 항상 김숙희에게 듣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일본말 학습 훈련이 끝난 후 메구미 씨가 평양의 외화 상점에서 이태리 제 명품 가방 등 값비싼 물건을 김숙희에게 선물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희 씨와 면담을 마친 후 부친 시게루 씨와 모친 사키에 씨는 "김현희 씨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털어놓아 궁금증이 많이 해소됐다"고 말하면서 "일본 정부는 김현희 씨의 방일을 계기로 납치문제 해결에 전력 투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현희 씨는 23일 까지 일본에 체류할 예정입니다. 가장 큰 관심은 김현희 씨가 과연 요코다 메구미 씨가 납치된 니가타 시 해안을 방문할 것이냐에 쏠려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납치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기 위해 김현희 씨가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메구미 씨가 납치된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NHK는 김현희 씨가 22일 도쿄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불러모아 그들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김현희 씨가 남은 이틀간을 이용해 메구미 씨 납치 현장을 직접 방문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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