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위 관리는 2일 워싱턴 D.C.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강연회에 참석해,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정운 씨를 후계자로 승계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3rd son is now being designated as the successor), 현재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김 위원장과 함께 국정 전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running the country on a day-to-day basis) 밝혔습니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 '후계자 김정운 씨'의 가능성은 여러 차례 언급됐지만,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가 관련 정황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고위 관리는 특히 북한이 그동안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2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잇따른 도발을 한 이유 중의 하나로 후계구도를 구축하는 작업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건강 이상을 겪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아들을 북한의 권력 구도에 안정적으로 등장시킬 여건을 조성하고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향후 북한의 행동 전망에 대해, 이 고위 관리는 당분간은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등의 도발 행위를 계속하리라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부에서 더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였던 후계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북한이 머지않아 (before long)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이 고위 관리는 강조했습니다.
이 고위 관리는 이 같은 전망이 북한의 합리적인 행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 이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과연 앞으로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만일 북한 지도부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면, 협상 테이블로 나오는 길이 가장 현명한 처사임을 알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과연 합리적인지와 관련해, 강연회에 참석한 미국 의회의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자주 국가로서 얼마든지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 간접적으로 북한이 합리적인 국가임을 시사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회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지만, 미국과 남한을 포함해 국제사회가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복귀시킬 대응 여지 (maneuvering room)는 반드시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미국이 당장 내일이라도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는다면 적극적으로 찬성할 계획이라면서, 북한과 정규적으로 대화하고 북한을 가까이서 관찰하기 위해 미국이 평양에 외교연락망 (diplomatic presence)을 두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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