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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넘어선 김정은 선전이 오히려 북한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유치하고 허황한 선전에 지친 주민들 속에서 김정은을 조롱하는 온갖 비속어가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북한당국이 조직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김정은 후계자 선전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노동당과 각 근로단체 조직들이 경쟁적으로 벌리(이)는 선전내용이 너무도 허황되고 날조된 것이라 주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연락이 된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10월 10일(노동당 창건일)을 맞으며 ‘불세출의 영도자를 맞이한 우리민족의 행운’이란 제목의 방송정론을 모든 주민들이 청취하도록 했다”며 “방송을 듣는 동안 웃음을 참느라 진땀이 다 났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이 전한 방송정론의 내용은 김정은이 정치,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역사나 군사에도 정통하고 외국에서 2년간의 유학생활과정을 거쳐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에 숙달한 천재라는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7개 나라 말을 완전히 정복하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김정일을 도와 국가전반 사업을 지도하는 바쁜 속에서도 중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를 비롯한 주변나라 말들을 학습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북한이 ‘자주적 핵보유국’으로 세계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게 된 것도 김정은이 해외 유학과정을 통해 미제와 제국주의열강들이 일으킨 전쟁들을 목격하면서 “핵을 가진 자들과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결심을 굳혔기 때문이라고 추켜세우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허황한 내용들도 비웃음을 자아내지만 더 웃기는 것은 김정은의 천재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소개된 일화들이라며 “어떻게 그런 뻔뻔스러운 거짓말들을 늘어놓을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김정은이 3살 때 김일성 주석이 한문으로 쓴 시조 ‘광명성 찬가’를 붓으로 썼는데 김일성이 쓴 것처럼 약자(간자)로 쓴 것이 아니라 어려운 원자(정자)로 척척 써내려가 주변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소개하는 등 웃음이 절로 나오는 거짓말들로 채워졌다는게 이 소식통이 전한 내용입니다.
한편 함경북도 연사군의 한 주민은 “김정은에 대한 농근맹선동자료가 내려왔는데 그것을 본 주민들이 이제는 쌀문제(식량문제)가 다 풀렸다고 조롱 섞인 농담들을 주고받는다”며 “이제부터는 눈이와도 다 쌀이 되고 비가와도 다 쌀이라고 코웃음을 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따라 농업부분에서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자”라는 제목의 이 선동문은 김정은의 농업부분 업적을 장황하게 열거하는 내용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선동문은 김정은이 김정일을 따라 2008년 12월, 사리원 미곡협동농장을 찾았는데 관리위원회 앞에 세워진 포전별 시비(표준비료량)표를 보고 즉석에서 잘못을 지적했다고 언급돼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산성화 된 미곡협동농장의 토양을 개량할 수 있는 새로운 미생물비료를 그 자리에서 생각해내 농업부분 연구사들까지 깜짝 놀라게 했다며 김정은이 지적한대로 농사를 지은 사리원 미곡협동농장은 2009년에 정보당 최고 15톤의 벼를 수확하는 기적을 이루었다고 미화했다는 얘기입니다.
이러한 선동 자료를 읽은 농장원들은 “김정은 대장이 한 번씩만 농장을 밟게 되면 우리나라(북한)의 식량문제는 저절로 풀릴 것”이라며 “내년부터 넘쳐나는 식량을 어떻게 처리할 지 벌써부터 근심이 된다”고 말하는 등 어처구니없어 한다는 것입니다.
평안북도의 소식통도 김정은이 “한번 결심하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낸다”는 선전에 빗대어 “식량문제를 해결할 결심은 안하고 맨날 인민반 동원에 끌어낼 결심만 내린다”, “올해는 큰물피해가 나고 농사가 망하도록 결심을 내리셨다”는 등 조롱 섞인 농담과 단속하기 애매한 말들로 김정은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