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천안함? 몰라...망명설? 헛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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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요신문인 ‘중앙SUNDAY’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을 최근 마카오에서 만났습니다. 김정남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고, ‘프랑스 망명설’에 대해서는 부인했습니다.

서울의 박성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안녕하세요.

박성우: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한국 언론이 김정남을 만나서 인터뷰 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예전에 일본 언론과는 몇 차례 인터뷰가 이뤄졌지만, 말씀하신 대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는 처음이었습니다.

진행자: 한국 기자를 처음 만났을 때 김정남은 어떤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까?

박성우: 네, 전혀 놀라지도 않았고, 불편해하지도 않았다고 한국의 중앙일보가 만드는 중앙SUNDAY는 전했습니다.

만난 장소는 마카오의 번화가인 코타이에 있는 38층짜리 알티라 호텔의 식당이었고, 만난 시점은 4일 오전 10시30분경이었습니다. 당시 김정남은 20대 여성과 식사 중이었습니다. 식당의 입구에 들어서는 기자의 눈이 김정남의 눈과 마주쳤고, 김정남은 함께 식사 중이던 여자와 뭔가를 이야기하더니 여자가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이어서 김정남은 식당을 나가려고 계산을 서둘렀고, 그때 어디선가 전화가 오자 그는 표준 한국말로 “여보세요. 음, 알았어”라고 말한 다음 식당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습니다.

거기서 김정남은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있는 중앙SUNDAY의 취재진과 마주 섰습니다. 하지만 김정남은 놀라거나 불편해하지 않는 표정이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오히려 김정남이 먼저 “기자시죠?” 라고 선수를 쳤고, “사진 몇 장 찍겠다”고 기자가 말하자 “찍으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10분간의 인터뷰가 시작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대화가 오갔나요?

박성우: 네, 기자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명함을 건냈고, 김정남은 “남쪽 기자는 처음 만납니다. 지금까지 일본 기자는 좀 만났지만”이라고 답합니다. 이어진 질문과 답변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릴게요.

기자는 김정남을 쳐다보면서 김정은은 ‘김옥 여사의 아들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걸 마카오에서 들었다’라고 말했고요. 이 말을 듣자, 그전까지 여유를 부리던 김정남은 딱딱한 표정으로 “뭔 얘기인지 전혀 모르겠는데요”라고 답했습니다.

기자는 “아버님의 건강은 어떠냐”고 물었고, 김정남은 “좋으십니다”라고 답합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천안함? 나는 모릅니다. 그만하시죠”라고 김정남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박 기자, 김정은은 ‘김옥 여사의 아들이다’라고 김정남이 말하고 다닌다는 내용을 소개해 주셨는데요. 우리 청취자들을 위해서 추가로 설명을 좀 해 주시죠.

박성우: 네, 지금까지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부인인 고영희의 아들로 알려졌지요. 그런데 김정남은 마카오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김정은은 고영희의 아들이 아니라 김옥의 아들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는 겁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인 김옥은 80년께 기쁨조로 발탁돼 김정일의 건강관리 담당 서기에 이어 내연의 관계로 발전했고, 1984년에 남자아이를 출산했는데 그 아이가 김정은이다”는 겁니다. “이 아이가 2004년에 사망한 고영희의 아들로 꾸며지고 맡겨졌다”는 건데요. 이건 김정일의 “후계 구도가 뒤틀릴 수 있는 왕가 혈통의 비밀인 셈”이라고 이 기사는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김정남이 프랑스로 망명하려고 한다는 소문은 어떻게 된 겁니까?

박성우: 네, 중앙SUNDAY가 입수한 첩보가 있었는데요. “김정남이 프랑스 망명을 준비 중이고,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내용입니다. 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정일 위원장을 치료했고 김정남도 치료했던 프랑스 국적의 의사와 경제인 등 2명을 통해서 프랑스의 관계 기관과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게 서울에 있는 한 소식통의 설명이고, 망명 이유는 “이복동생인 김정은의 끊임없는 위협 때문이다”라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망명설에 대해서 김정남은 어떤 말을 했다고 하나요?

박성우: 김정남을 인터뷰한 기자가 “유럽 쪽으로 가실 거란 얘기가 들리던데요”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런데 이전까지 단답형에 가깝던 김정남의 말이 길고 복잡해집니다. 김정남은 “유럽 쪽으로 간다는 건 무슨 의미죠? 제가 왜 유럽 쪽으로 가죠?” “아이고…. 전혀 유럽 쪽으로 갈 계획이 없습니다. 유럽 쪽으로 간다는 의미가 뭔지 몰라가지고…. 유럽 쪽으로 제가 왜 가요. 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렇게 답변합니다.

기자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집니다. “사시는 곳을 옮긴다는데요”라고 말하자, 김정남은 “전혀 그런 계획은 없는데요. 소문 같은데요”라고 말합니다. 기자는 “그러면 유럽의 한 나라로 간다는 게 전혀 사실이 아닌가요?”라고 다시 물었고, 이에 대해 김정남은 “그 나라는 아시다시피 제가 과거에 여행을 했지 않습니까. 거기로 갈 이유가 없죠”라고 답합니다.

진행자: 망명설은 부인한 셈이군요. 그런데 이런 망명설이 나오게 배경으로 ‘김정은의 끊임없는 위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중앙SUNDAY가 보도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박성우: 평양 중구역에 ‘우암각’이라는 고급주택이 있다고 합니다. 김정남은 이 주택을 1997년부터 안가로 사용했고, 김정남의 지지자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바로 이곳에 2009년 4월 초에 김정은의 지시를 받은 국가보위부 요원들이 들이닥쳤다는 거고요.

김정남은 당시 조사를 받은 최측근 한 명으로부터 2009년 4월 말에 이 같은 사실을 연락을 받은 다음, 이걸 자신에 대한 ‘목 조르기’로 판단하고 도피한 적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그 이후로 해외 언론과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면 김정남은 ‘후계에는 관심이 없다, 조용히 살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곤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측근과 대화를 할 때는 “어린놈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하거나, 김정은을 “멍청한 어린애”라고 표현하고, 또 김정은은 “후계자 자격이 없다”는 말을 한다는 게 마카오에 있는 김정남의 지인들을 통해 파악됐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김정남은 이 ‘우암각’ 사건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다고 하나요?

박성우: 중앙SUNDAY 기자가 “선생님의 아우님이 우암각을 수색하는 사건이 있었다는데요”라고 질문을 했습니다만, 김정남은 “모릅니다”라고 말하고, 질문에 더 이상 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김정남은 인터뷰 당시 어떤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고 하나요?

박성우: 김정남은 살이 넉넉하게 찐 얼굴이었고, 며칠간 면도하지 않은 듯 텁수룩했다고 합니다. 청바지에 푸른 줄무늬 셔츠를 입고 있었고, 파란색 가죽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흰색 빵모자를 눌러쓰고 있었습니다.

신발은 은장 ‘말 재갈’ 장식이 달린 이탈리아 명품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인데, 올해 봄.여름 신상품입니다. 한국에서 이 신발은 63만 8천원, 그러니까 미화로 530달러에 팔립니다. 셔츠는 미국 상품인 ‘랄프 로렌’ 제품입니다. 올 초에 나온 비슷한 제품의 한국 내 판매가는 14만 8천원, 그러니까 미화로 123달러입니다.

진행자: 김정남은 마카오에서 어떻게 살고 있다고 하나요?

박성우: 김정남을 인터뷰한 기자가 ‘마카오 사람들이 본 김정남의 사생활’을 자세히 보도했는데요. 김정남은 직업이 없지요. 그래도 중국에 100만 달러 규모의 별장 2채, 마카오에도 고급 주택 2채, 그리고 승용차 3대를 보유한 걸로 알려졌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김정남은 마카오에 있는 ‘금룡 주점’이라는 술집에 자주 가는데, 이곳은 주로 매춘을 하려는 사람들이 오고, 한 번에 한국 돈 60만원, 그러니까 미화로 500달러가량이 드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정남의 등에는 용 문신이 새겨져 있다는 말도 있고, 한 조각에 12만 원, 그리니까 미화로 100달러가량 하는 일본산 최고급 쇠고기 요리를 즐긴다는 말도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3명의 처와 첩, 그리고 그 자녀들을 포함해 여러 식솔을 거느린 김정남에겐 가족의 호화 생활과 학비, 그리고 양육비를 고려할 때 최소한 연간 50만 달러 이상의 생활비가 필요해 보인다. 예전에는 북한의 여러 후원자로부터 자금이 들어왔지만, 요즘은 1년에 한두 번씩 내려주는 ‘아버지의 용돈’이 전부라고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중앙SUNDAY는 김정남의 인터뷰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6월8일 화요일 오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