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은 북한에서 유일한 '자유인'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축제 분위기를 벌이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씨는 북한과 주변국 사이에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씨가 북한에서 유일하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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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남 씨는 지난 7일 마카오의 호텔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묻는 일본 TBS 기자의 질문에 북한과 주변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북한과 주변국 사이에 긴장이 더욱 높아지리라고 생각됩니다. 그 점이 매우 걱정됩니다. (I think more tension will be in North Korea and around this country. I'm quite worried about this.)

김정남 씨는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선전하는 북한 언론의 보도와 실패했다고 보도하는 한국과 해외 언론의 보도를 다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만약 제가 후계자라면 마카오에서 이런 옷을 입고 여행하는 저를 만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체제 결속을 위해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자축하는 북한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김 씨의 거침없는 발언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우선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데 대한 불만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김승철 북한 개혁방송 대표입니다.

처음에는 후계자가 김정남 쪽으로 굳어지는 듯 했는데, 갑자기 김정일이 마음을 바꾸어서 김정운 쪽으로 갔어요. 그러니까, 김정남이 거기서부터 마음이 상한 거죠.

지난 1월 김정일 위원장의 삼남 김정운이 후계자로 낙점되었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장남인 김정남이 이에 대한 불만을 터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습니다.

더욱이 로켓 발사를 앞두고 30일 베이징 공항에서 일본 후지TV 취재진을 만난 김정남 씨는 “일본 정부의 대응이 과장된 것이냐”는 질문에 “일본 정부의 행동은 자위를 위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북한 로켓을 요격하겠다는 일본과 팽팽히 맞섰던 상황에서 김 씨의 이러한 반응은 북한의 입장과는 상반된 태도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김 씨의 거침없는 발언은 그가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굳어진 표현의 자유로움에서 나온다며 지극히 당연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원입니다.

과거에 스위스나 소련에서 오랫동안 유학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반 북한 주민이나 엘리트와 다르게 자유분방하게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 주민이나 엘리트를 보듯이 김정남을 이해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 씨가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로서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자기가 한 발언에 대해서 책임을 지거나 추궁을 받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정 박사는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