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 김정일에 ‘조선성 성장’ 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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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조선성 성장’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는데요. 북한이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는 데 따른 주민들의 반발로 이런 말이 돌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북한의 한 대학 교수는 “이제 더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없다”며 “있다면 중화인민공화국 ‘조선성’이 남았을 뿐”이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연락 가능한 대부분의 북한내부 소식통들도 갈수록 노골화되는 북한의 중국 예속화에 심각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며 이미 북한은 중국에 속한 하나의 성에 지나지 않는 꼴이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기류를 타고 최근 북한 장마당들에서는 ‘성장 동지’, ‘성에서 내려온 지시문’이라는 말까지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적지 않은 주민들이 북한을 중국의 ‘조선성’이라고 빗대어 말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조선성 성장’이라고 은근슬쩍 야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요새 장마당들에서 장군님(김정일)을 가리켜 성장동지, 장군님의 말씀을 ‘성장동지 지시’라고 말한다”며 “이러한 말들은 우리나라(북한)가 이미 중국의 식민지에 불과하다는 야유의 표현”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러한 인식이 대학생들과 지식인들속에서 더욱 노골적이라며 ‘고난의 행군’이후 식량난으로 시작된 경제적 예속이 지금에 와서는 정치, 경제, 문화적인 범위까지 넘어서고 있다는데 대한 불만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주민들 속에서 이러한 비난이 쏟아지게 된 것은 중국당국이 식량과 맞바꾸는 방법으로 북한의 원료와 자재들을 싹쓸이하다가 최근 들어서는 아예 라진과 청진항을 비롯해 북한 땅을 돈 내고 빼앗아 가려 한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여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연이은 중국방문과 북-중 고위층들의 잦은 내왕도 북한주민들과 지식인들의 의심을 돋우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양강도 혜산시 농림대학의 한 학생도 “지금까지의 경제적 예속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제는 정치도 문화도 중국에 예속돼버려 우리의 정신력마저도 수입산이 되고 말았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는 혜산시 대학생들속에서 ‘홍루몽’은 김정일용이고 ‘양산백과 축영대’는 김정은용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버지(김정일)와 아들(김정은)이 중국지도부에 아첨경쟁을 하느라 중국 공연물을 경쟁적으로 챙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지도자들을 위해 ‘홍루몽’을 각색해 가지고 간 것처럼 김정은도 지금 한창 준비 중에 있는 ‘양산백과 측영대’를 가지고 중국지도자들을 만나려 갈 것이라는 게 대부분 대학생들의 생각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으로의 예속화과정은 김정은의 권력이양을 위해 김정일이 선택한 사대망국적인 비극이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권력을 위해 민족을 팔아넘기는 역적”이라고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생각이 비단 자신만의 생각만은 아니라며 “지금 대학생들과 지식인들이 품고 있는 울분이 삐라나 낙서와 같은 형태로 전국에서 표출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