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현지지도 소식’에 북 주민들 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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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나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매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북한 주민들 중에서는 이를 잘 믿으려 하지도 않고 또 백성들만 피곤하게 하는 것으로 받아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의 조선중앙 텔레비전의 보도 중 첫 소식은 김정일 위원장 현지지도가 차지합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가 없는 날은 전에 있었던 내용을 반복해서 재방송합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재일 조총련이 운영하는 “조선신보”도 가장 비중있게 다루는 기사는 김위원장의 현지지도 소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소식에 아예 관심이 없거나, 백성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일로 혹평하거나 심지어는 현지지도 소식 중 일부는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합니다.

평양에 주소를 둔 장 모씨는 “1호 행사라고 불리는 장군님 현지지도는 해당기업소나 해당군부대는 장군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준비를 하기위해 고욕을 치러야 한다”며 “그 준비에 동원되는 백성들의 고초를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돼지농장을 간다고 하면 인근의 백성들 돼지가 다 동원되어야 하고, 기업소를 방문한다고 하면 그동안 돌아가지 않던 공장을 긴급 복구해서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줘야 한다”고 장 씨는 그 실례를 들었습니다.

신의주에 사는 문 모씨는 “2008년도 가을에 신의주에 있는 낙원기계연합소와 봄향기 화장품으로 잘 알려진 신의주 화장품 공장을 장군님이 현지지도 했다는 소식이 텔레비전에 크게 보도됐었는데 실제로 당시 신의주 시민들 중 장군님에 현지지도 온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씨는 ‘낙원 기계연합소’나 ‘신의주 화장품 공장에 실제로 장군님이 왔었다면 신의주가 발칵 뒤집혔을텐데 이상한 일이 아니냐”고 당시 김 위원장 현지지도 보도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 관한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소문도 난무합니다.

최근 김 위원장이 “평양의 한 빵 공장 현지지도 후에 공장 지배인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졌다는 소문도 있다”고 앞서의 문 모씨는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만약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현지지도 준비 소홀 때문이거나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현지지도과정에서 애로사항을 너무 많이 얘기하다 장군님의 비위를 건드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장 씨는 말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매체들은 지난달 16일 평양의 밀가루 공장과 룡성식료품공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소식을 보도한 바 있는데, 문 씨의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