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동의 출입국검사소와 역전에는 15일 정오부터 5시까지 공안과 경찰 병력의 '물샐 틈 없는' 경계가 이뤄졌습니다.
이는 북한의 '공식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경계가 강화되는 것을 지켜 본 현지 소식통들은 김정일의 방중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단동역은 북한에서 들어오는 기차가 정착하는 곳인데다, 최근들어 김정일의 방중 조짐이 여러 경로를 통해 감지됐었기 때문입니다.
북한과 무역을 하는 중국의 한 조선족은 "이달 초부터 중조우의교를 통해 신의주에서 단동으로 넘어오는 북한 차량이 한대도 보이지 않다가 지난 월요일에 처음으로 10여대가 단동으로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에 있는 한 대북 소식통은 차량 통행을 단속하는 사이 북측에서는 김정일의 신변 안전을 위해 신의주 일대의 보안 조치를 강화했을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5일 낮 12시부터 5시까지 신의주에서 단동으로 넘어오는 기차는 없었습니다.
단동역과 출입국검사소 주변을 지키던 중국 공안과 경찰도 오후 5시 40분경 모두 해산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단동에서 15일 발생한 일을 전해 들은 한국의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단동에서 중국 공안이 갑자기 경계를 강화한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현 시점에서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은 다음주 북경에서 열리는 제7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김정일의 방중을 받아들일만큼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또 신의주에서 단동으로 열흘 가량 북측 차량이 넘어오지 않았던 것도 이달 초 북측이 차량을 이용해 대규모 밀수를 감행하다 중국측에 들통난 게 있었기 때문이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시의적으로 볼 때 김정일의 방중 가능성은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정보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우선, 김정일의 건강이 악화된 건 사실이지만 활동이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에 대외 행보를 재개할 시점이 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볼 때도 김정일의 방중 필요성이 높아진 걸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김정일은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져나와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진전되는 국면에서 전통적 우방인 중국을 찾아 현 상태에서 북한이 갖고 있는 입장을 중국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내년부터 북핵 6자회담이 핵 폐기 단계와 더불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같은 남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정상들이 관여할 사항들이 논의된다는 점도 김정일의 방중을 통한 북중간 입장 조율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북한이 한국으로부터 식량과 비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북한은 미국과 중국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경제적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일의 중국 방문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