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을 지난해 12월 19일 12시를 기해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보다 앞서 중국에 있는 자국 공관들에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먼저 통보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국 내 북한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을 잘 알고 있다는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조선중앙방송에서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가 있기 전에 중국에 있는 북한 공관들에는 이 사실이 먼저 통보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평소 친구처럼 지내는 한 외교관 가족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면서 "조선중앙방송이 김 위원장 사망을 공식 발표하던 지난해 12월 19일 중국 내 북한 공관들에선 평소 출근 시간보다 이른 아침 시간에 간부들의 긴급회의가 열리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그날 북한 공관원이 가족에게 '오늘은 외출을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이른 아침에 서둘러 공관으로 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공관에서 이날 아침 일찍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은 본국에서 김정일 위원장 사망소식을 전날 밤이나 적어도 당일(12월 19일) 새벽에 전달 받고 조문절차 등에 관해 긴급 대책회의를 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선양주재 북한 총영사관 요청으로 조문절차를 도와준 적이 있다는 조선족 박 모 씨는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소식을 공식 발표 이전에 해외 공관에 통보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앞서 대북소식통의 증언을 뒷받침 했습니다.
박 씨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북한의 선양 총영사관으로부터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은 북한 '비디오 테이프' 를 대량 복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다"면서 "비데오 테이프 복사를 요청 받은 시간이 김일성 주석 사망 발표가 있던 날 이른 아침이었던 점을 생각해 보면 북한 공관에서는 김 주석 사망 발표(정오) 이전에 이미 통보 받은 게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이후 남한과 외국 언론들의 주요 관심사는 북한의 우방인 중국에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언제 통보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전에 통보했다는 주장도 있었고 사전에 전혀 통보를 하지 않아 중국 수뇌부도 공식 발표를 듣고 알았다는 등의 엇갈린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중국 주재 북한 공관들에 김 위원장의 사망을 사전에 통보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최대 우호국이자 동맹국인 중국에도 사전에 알렸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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