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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한국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 간의 교류를 잠정 보류한다고 밝혔는데요.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 그 밖의 남북교류 단체들의 분위기를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남북교류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사망 소식이 발표된 19일 평소보다 일찍 작업을 마쳤던 개성공단은 우려했던 바와 달리 20일 날이 밝자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가 시작됐습니다.
입주 기업 대표들은 작업현장의 분위기는 침통하지만, 생각보다 차분하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 “회사별로 북측 노동자들이 조문하기로 돼 있습니다. 4만 8천 명이 한꺼번에 다 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희 입주 기업들도 거기에 협조해주기로 했습니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기다려온 현대아산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비상상황에 돌입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독대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일 오전 조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현대아산 관계자
]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업지구 협력을 열어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타계에 대해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대북사업 재개를 희망하던 영세 사업가들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더 어렵게 되었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사업가들은 “북한 체제가 조기에 안정이 되면 남북경협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대북사업 관계자
] “(김정일 사망이) 되레 긍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에 남측이 대응을 잘 하게 되면 내년에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측면에서 개성공단 외에도 민간 경협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은 겨우 화해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 대북 민간교류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벌써 개성 만월대 유적발굴 관련 전문가 회의는 연기됐고, 인도적 지원 목적의 북한 방문도 당분간 보류됐습니다.
[인터뷰:
이현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홍보 팀장
] “지원한 밀가루에 대한 분배 확인을 위해 21일 평양에 방문하기로 돼 있었는데요.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일단 내년에 다시 협력 사업을 논의해야 될 것 같습니다.”
경기도 고양지역 대북지원 단체인 ‘고양 평화누리’도 북한에 밀가루를 보내는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밀가루 전달을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