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국방 "김정일 사망, 뉴스 보고 알아"

0:00 / 0:00

MC:

한국의 김관진 국방장관은 김정일의 사망 사실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대북 정보 부재를 질타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저도 뉴스를 보고 알았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북한 조선중앙TV의 ‘특별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사망 시점인 17일 오전 8시 반부터 무려 52시간 동안 한국 정부는 이 사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도 김정일이 사망한 날 이뤄졌습니다. 한반도에 급변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는 사건을 대통령도 모르고 있었던 걸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그리고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 능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국방위원회 소속 김학송 의원과 김관진 국방장관입니다.

김학송

: 사망 시간이 17일 오전 8시로 발표됐으니, 52시간이 지나서야 우리가 알았다는 것인데요. 북한의 특이 동향을 그동안 전혀 몰랐다면 이건 대단히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김관진

: 북한 사회의 폐쇄성이나 여러가지 특수적인 조건 때문에 이런 걸 알기는 참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제가 더불어 말씀드리고, 앞으로 이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김관진 장관은 ‘미국과 일본도 김정일의 사망 사실을 사전에 몰랐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국과 일본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도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북측의 발표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원세훈 원장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북한 내부에서도 몰랐다”면서 “19일 훈련에 나간 각군 부대가 오전에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낮 12시 보도 이후 예정된 미사일 발사를 취소하고 부대 복귀 명령을 내린 사항 등을 볼 때 북한 내부에서도 극소수 측근 세력만 알았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대북 소식통은 남측이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대북 정보망을 소홀히 다루지 않았다면 정보 수집력이 이처럼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에 “아무리 인적정보망(휴민트)을 잘 갖췄더라도 김정일의 신상과 관련한 정보는 최측근도 알기 어려운 것”이라면서 “그저 정보 당국을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이번 일을 정보 수집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1994년 7월8일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에도 남한의 정보당국은 그 사실을 북측의 ‘특별방송’을 통해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