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평소 반미주의자로 자처했던 김정일 위원장이 정작 세상을 떠날 때는 미국제 승용차를 타고 떠나갔습니다.
북한 지도자들은 겉으론 반미를 외치지만, 미국제품을 제일 좋아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28일 빨치산 추도가가 장중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를 실은 영구차가 금수산 기념궁전에 들어섭니다.
후계자인 김정은이 북한 권력의 핵심 간부들과 함께 김 위원장의 영구차를 직접 호위하고 걸어갑니다.
김 위원장의 운구를 실은 자동차는 미국 포드 자동차 회사에서 제작한 링컨 컨티넨탈(Lincoln Continental) 대형 승용차였습니다.
17년 전 김일성 주석 영결식 때 사용되었던 미국제 자동차가 김 위원장의 운구를 운반하는 데도 사용된 셈입니다.
평소 벤츠를 사랑했던 김 위원장의 취향으로 보아, 장례식 때도 벤츠를 사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북한이 링컨 승용차를 사용한 것은 이 차가 ‘1호 영구차’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운구차로 사용된 링컨 컨티넨탈은 70년대 생산된 특수 방탄 승용차로 알려졌습니다.
16대 미국 대통령이었던 링컨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 승용차는 대통령 전용차로 유명합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에 이어 최근에 퇴임한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세계의 이름 있는 부호들이 주로 사용해왔습니다.
북한의 김일성 전 주석은 생전에 미국의 포드 자동차를 좋아했고, 김정일 위원장은 독일의 벤츠 승용차를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반미 국가로 소문난 북한의 지도자들이 세상과 작별하는 날 모두 미국 차에 실려 나가면서 겉과 속이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겉으론 미국을 미워하면서도 속으로는 달러를 좋아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3년 전에 나온 탈북 여성의 말입니다.
“북한에 있을 때는 반미, 반미 하면서 얼마나 군중대회를 하면서 선동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결국 죽어서는 미국차를 타고 가네요. 인민들 보고는 미국을 나쁘다면서, 자기들은 미국 제품을 제일 좋아하고, 미국 달러도 좋아하고....”
미국에 사는 한 교민은 “김정일이 평소 주민들에게 미국을 타도하라고 시키다가도 죽을 땐 미국상품이 좋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 셈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