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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재미 한인들을 대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미국 여행사 대표가 말했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에서 북한 관광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Walter Keats) 대표는 북한 당국이 관광을 목적으로 방북하는 재미 한인 동포들의 수가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으며,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객 유치를 촉구했다고 20일 자유아시아 방송(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키츠 대표는 북한에서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이 열렸던 지난 8월 중순부터 한달 동안 수십 명의 미국인 관광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다면서 당시 북한 당국자가 관광단에 미국 시민권을 가진 두 명의 한인 동포가 포함된 사실을 언급하며 내년부터는 더 많은 한인 동포들이 북한을 방문해 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키츠 대표는 북한 당국자의 이같은 발언은 재미 한인 동포의 북한 관광에 대한 북한의 기존의 태도와 다른 것으로, 과거 북한은 한국어를 구사하는 미국인들의 입국에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전했습니다. 키츠 대표는 앞으로 북한 당국이 한인 동포들의 북한 관광을 어느정도 수준까지 허용하고 확대할 지 확인할 수 없지만, 앞으로 한인 사회에 북한 관광에 대한 정보를 홍보하는 일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매년 아리랑 공연이 열리는 기간에 미국인들의 북한 관광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키츠 대표는 1995년 처음 미국인 관광객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이후 지금까지 북한 당국이 미국 시민권을 가진 관광객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했던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언론인 신분의 관광객 입국만은 아직 허용하고 있지 않아서 만일 언론인의 신분을 속이고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이 적발되면 당사자는 물론 규정에 따라 처리되며, 그 관광객을 모집한 여행사도 1천500달러 상당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키츠 대표는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를 통해 올해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미국인 관광객의 수는 지난해(80여 명)의 절반에도 못미칠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며 미국의 심각한 경기 불황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키츠 대표는 특히 평양에서 아리랑 공연이 개막될 시기면 매년 유럽과 미국인, 중국인, 남한인들로 북적거렸던 평양의 외국인 전용 호텔이나 식당 등이 올해는 한산한 모습이었다며 이번 아리랑 공연 기간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의 수가 전년도에 비해 전체적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