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링크, 평양 세계태권도대회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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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태권도연맹(ITF)의 주관으로 다음달 평양에서 열리는 ‘제17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까지 89개국이 참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의 휴대전화 사업체 ‘고려링크’가 이번 대회의 주요 후원사로 나섭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다음달 6일부터 12일까지 6박7일 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열리는 ‘제17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는 전세계 89개국에서 1천 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국제태권도연맹 집행위원회의 김형락 재정국장은 “92개국의 참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24일 현재까지 출전이 확정된 국가는 89개국”이라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번 대회에 미국 선수나 단체도 출전하느냐는 질문에 김 국장은 평양의 태권도본부측에 알아보라고 답하면서, 지난 6월 미국에서 순회 공연한 북한 조선태권도시범단의 공연 일정을 도운 미국의 ‘태권도타임스’가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북한의 휴대전화 사업체 ‘고려링크’가 주요 후원업체로 지정됐습니다. 또 일본의 스포츠용품사인 ‘미즈노’도 이번 대회의 일부를 후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17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국제태권도연맹에 등록된 18세부터 39세까지의 검은띠 유단자만 출전이 가능합니다.

일인당 출전비용은 미화로 90달러이며, 평양에서의 체류 등록비는 7달러입니다. 또 호텔 숙박료는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선수들의 숙박을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해 선택하게끔 하고 있으며, 대회 장소인 태권도전당까지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고려호텔과 양각도호텔을 포함한 패키지 A는 하루 숙박료가 70~90 유로(100~130 달러)입니다. 또 자동차로 5~10분 거리에 있는 청년호텔과 양강호텔이 속한 패키지 B는 하루 숙박료가 60~80 유로(85~115 달러)입니다.

국제태권도연맹 주관의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는 2년마다 개최되며, 북한이 대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 1992년 제8차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19년 만입니다.

원래 평양과 스위스의 바젤이 이번에 열리는 제17차 대회의 개최 후보도시로 올랐으나 바젤이 국제태권도연맹이 정한 신청 요건을 맞추지 못해 탈락함으로써 평양이 대회 개최지로 결정된 것입니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태권도연맹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의 치적을 쌓기 위한 국제 홍보 행사로 이번 대회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북매체 데일리NK는 현재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에 속한 국가는 키르키즈스탄 등 정치, 군사적으로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국제태권도연맹은 2002년 최홍희 전 총재의 사망 후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총재로 있는 조직과 최 전 총재의 아들인 최중화씨가 따로 만든 조직, 베트남계 캐나다인 트란 콴이 만든 조직 등 하나의 연맹 아래 여러 계열로 분열돼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