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지진, 재일동포 2명 사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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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재일동포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민단과 조총련은 조사단을 피해 지역에 파견했습니다. 지금도 연락이 두절된 동포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지진 발생 나흘째인 14일, 재일동포 사망자가 처음 확인됐습니다. 주일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 이고흥(40, 한국 국적) 씨와 김화덕(43, 북한 국적)씨가 이바라기 현에 있는 화력 발전소 송전탑에서 작업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민단과 조총련은 피해 지역에 조사단을 급파했습니다. 민단 중앙본부는 정진 단장을 본부장으로 한 '동일본 대지진 중앙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백수남 생활국 주임을 후쿠시마 현으로, 한재은 부단장 일행을 센다이 시로 파견해 동포 사회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민단의 기관지 '민단 신문'은 아직 인명 피해에 대한 보고는 없지만 이재지역의 민단 본부 및 지부 회관이 파손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야기 현에서는 동포가 경영하는 점포와 건축물이 쓰나미 즉 해일의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미야기 현 게센누마 시 해안 지역에 살고 있는 동포들과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총련 지부 일군들이 연안 지역에 들어가 피해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교통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아직 피해 지역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습니다.

신문은 또 동포들이 피난해 있는 도호쿠 초중급 학교는 13일 현재 전기, 수도 등이 단절된 상태이며, 인근의 송전탑이 무너져 휴대전화와 전자 메일 송신이 불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한 민단 관계자에 따르면 쓰나미 피해가 극심했던 미야기 현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동포는 약 4천500 명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살고 있는 60가구, 200여 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 관계자는 2-3일 정도 더 지나야 동포 사회의 피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본인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는 경찰 집계로 14일 현재 3천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자는 최종적으로 3만 명에서 5만 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합니다.

미야기 현 경찰 본부장은 14일 열린 대책회의에서 이시노마키 시의 오시카 반도 해안에서 백 명 단위로 시체가 발견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경찰 본부장은 또 이 해변으로 떠내려 온 시체만 해도 1천 여 구가 넘는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도시 전체가 불바다로 변한 게센누마 시의 주민 7만5천 명 중 1만5천 명만 피난민 센터에 대피한 상태입니다. 나머지 6만 여명의 안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쓰나미가 덮친 미나미산리쿠 초의 주민 만 여명도 여전히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한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가 계속되고 있어 주변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14일 낮 제1 원자력 발전소의 3호기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나 11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14일 오후에는 제1 원자력 발전소 2호기의 냉각 장치가 고장 나 도쿄 전력이 비상사태가 발생했다고 정부에 보고했습니다.

지진 발생 나흘째인 14일, 여진과 쓰나미 공포,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일본열도는 오늘도 하루 종일 불안에 떨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