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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따른 방사능 누출과 부분 정전으로 재일동포 사회의 양대 생계 수단인 불고기 집과 파칭코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진과 쓰나미 즉 해일로 인한 재일동포 사망자는 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기자가 전합니다.
간 나오토 총리는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이바라기, 도치기, 후쿠시마, 군마 현의 시금치와 후쿠시마 현의 우유에 대해 당분간 출하를 중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바라기 등 4개 현의 시금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요오도가 검출되고, 후쿠시마 현의 우유에서 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재일동포가 경영하는 불고기 집에도 일본 손님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습니다. 도쿄 신주쿠에서 한국 요리 전문점 ‘처가집’을 경영하고 있는 오영석 씨는 “대다수 일본인은 시금치 뿐 아니라 후쿠시마 현 인근 지방에서 생산된 배추와 무도 이미 방사능에 오염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요즘 일본 손님은 김치와 깍두기를 전혀 주문하지 않는다”고 울상을 지었습니다.
오영석 씨는 또 “소가 먹는 풀도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불고기를 찾는 손님이 대폭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 말하는 ‘야쿠니쿠’ 즉 불고기 집에 이어 재일동포 사회의 주된 생계 수단은 파칭코 업입니다. 그러나 파칭코 장사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부분 정전이 실시됨에 따라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빠칭코란 작은 쇠 구슬을 정해 진 구멍에 집어넣으면 구술이 그 몇 배로 쏟아져 나오는 일종의 사행성 오락입니다. 일본의 빠칭코 가게의 약 8할은 재일동포가 경영하고 있습니다. 조총련이 북한에 송금해 온 돈도 파칭코 장사에서 벌어들인 돈입니다.
코리아 국제 연구소의 박두진 소장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파칭코 가게 1만6천 개 가운데 민단계 동포가 그 절반인 50%, 조총련계 동포가 약 30%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두진 소장은 “파칭코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부분 정전으로 영업 시간마저 단축돼 재일동포 파칭코 업자들이 큰 울상을 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두진 소장은 이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뿐 아니라 이바라기 현과 후쿠시마 현에 있는 도쿄 전력의 화력 발전소도 지난 11일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완전 파괴됐다”고 말하면서 “바닷물을 주입한 후쿠시마 원전은 폐기 처분될 예정이고 두 개의 화력발전소도 당분간 복구될 전망이 없어 도쿄 전력의 부분 정전조치는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두진 소장은 “도쿄 전력의 부분 정전 조치가 장기화되면 재일동포 사회의 양대 생계 수단인 불기 집과 파칭코 장사로 벌어들이는 돈도 대폭 줄어 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미야기 현 나토리 시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의 이모 (62) 씨가 쓰나미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재일동포 사망자는 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 신보’에 따르면 북한 축구 대표로 뛰고 있는 재일동포 축구 선수 안영학 선수가 지진 피해를 입은 동포들을 위해 써달라고 100만엔 즉 한국 돈으로 약 1천2백만 원을 희사했습니다.
22일 오후 현재 일본인 사망자는 9,079 명, 실종자는 12,782 명으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희생자는 모두 약 2만2천명으로 집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