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귀환] 한인들 “남북관계도 풀려야”

미국의 한인단체 대표들은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서 다행이라며 이들이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인 대표들은 여기자들이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북한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전합니다.

유나 리 기자와 로라 링 기자를 태운 특별기가 5일 오전 미국에 도착하자 공항에서 이들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큰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시민인 유나 리 기자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4살배기 딸을 안고 말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탈북자를 취재하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대에서 북한 경비대에 붙잡혀 북한에 억류된 지 5개월, 취재를 위해 집을 떠난 지 6개월 만에 엄마와 딸은 다시 만났습니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서 감격스런 장면을 지켜본 미국의 한인단체 대표들은 여기자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서 다행이라며 이들의 귀환을 반겼습니다.

여기자들이 사는 지역인 미국 서부지역의 로스앤젤레스의 한인단체 대표들은 이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한 촛불집회와 서명운동을 주도했던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의 이창엽 이사장은 유나 리 기자의 남편과 만나서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돕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하겠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이창엽: 남편인 마이클 씨와 오늘 만나서 앞으로 계획을 의논할 예정입니다. 유나 리 기자의 가족이 유나 씨가 석방되기까지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만나서 앞으로 함께 할 방안을 찾아보겠습니다.

이 이사장은 미국 의회의 정보위원회 제인 하먼 의원이 여기자들의 석방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노력과 협상의 진척 상황을 한인 사회에 전하는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을 지낸 미주한인총연합회의 남문기 회장은 경제적인 도움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남문기: 만약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당하고 있다면 한인들이 도와줘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동부의 버지니아 주의 북부지역 황원균 회장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의 참상을 탈북자를 통해 알고 있는데 여기자들이 북한법정에서 결정한 강제 노역을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말했습니다.

황원균: 제일 걱정한 부분이 노동 사역이었는데요. 미국에서 살았던 사람이 북한의 강제 노역을 어떻게 견디겠습니까? 자신과 하는 싸움에서 지면 큰일이거든, 그래서 (집으로 돌아왔다는) 오늘 뉴스를 보고 다행이다 싶었어요.

북한의 유엔 대표부가 있는 뉴욕한인회 하용화 회장은 미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여기자의 석방을 계기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용화: 다시 한번 클린턴 전 대통령과 모든 미국인이 인도적인 석방 노력을 해서 여기자들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점을 감사드립니다. 이런 일을 계기로 북한이 우리하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통일을 위한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동희 워싱턴 지부 회장은 북한이 미국시민인 여기자들을 석방하면서 남한의 현대아산 직원을 계속 억류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동희: 개성공단에서 억류된 유 씨 문제로 북한이 남북 협상이나 대화를 해보자는 제의 없이 미국에만 관용을 베푸는 태도에 아쉬움을 느낍니다.

이 회장은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와 접견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며 민간 교류를 통해서 북한과 외부 세계의 소통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