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하원이 21일 한국전 정전일에 조기를 달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이 법안을 의회에 제안한 재미 한인 청년들과 한국전 참전 미국인들은 한국 전쟁 6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상원에서도 이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한국전쟁참전군인연합(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의 윌리엄 맥 스웨인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미국 전역에 있는 1만 7천 명의 한국전참전군인회 회원들이 편지 보내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ac Swain: 한국전참전군인회는 의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켜주기를 원합니다. 상원 의원들에 참전군인회의 뜻을 담은 편지를 써서 전달했습니다.
미국 북부의 일리노이 주에 있는 한국전쟁기념박물관(Korean War National Museum)의 레리 사쏘로씨 관장은 하원에서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킨 점이 상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법안 통과를 낙관한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Sassorossi:하원에서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이 통과되었기 때문에 상원이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하원은 21일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로 7월 27일에 미국 국기를 조기로 다는 조항을 국기게양법에 추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투표에 참석한 421명의 의원이 전원 찬성했습니다.
의장: 이번 투표는 찬성 421 , 반대 0으로 투표에 참석한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했습니다. 법안이 반대 없이 통과됐음을 선포합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 미국의 국기를 조기로 달아 전쟁으로 희생된 군인과 민간인을 기리고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HR2632)은 민주당의 찰스 랭걸 의원이 제출했습니다.
랭걸 의원은 민주당의 존 코니어스 의원과 공화당의 새뮤얼 존슨 의원과 함께 한국전쟁에 참전한 세 명의 미국 의회 의원 중 한 명입니다. 코니어스 의원과 존슨 의원도 법안의 공동 발의에 참여했습니다.
하원이 당파에 관계없이 421명 전원 찬성으로 ‘한국전쟁참전용사인정법안’을 통과시킨 배경에는 하원 세입위원장인 랭걸 의원이 법안을 제출했고 법사위원장인 코니어스 의원과 공화당의 원로인 존슨 의원이 공동 발의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매년 한국전쟁정전기념행사를 주최하는 한인 2세 모임인 ‘한국전쟁화해연합(Global Coalition for Korean War Reconciliation)의 김 해나 대표는 이 법안이 하원보다 상원을 통과하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해나: 상원에서는 이런 법안을 (논쟁 없이 무난하다는 의미로) ‘Feel Good Bill’ 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김 씨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상원 의원이던 2006년, 한국전쟁 정전일에 조기를 달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통과되지 못한 것을 포함해서 2001년 이후 이 법안이 미국 의회에 4차례 상정됐지만 의원들의 무관심으로 표결에 부쳐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주년을 한 해 앞뒀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고 한국전 참전군인들과 한인 2세들이 예년과 달리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적극적으로 의회에 홍보하고 있어서 올해 안에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쏘로씨 관장은 상원 의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표결에 회부되도록 미국의 전쟁영웅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의원이나 클린턴 국무장관의 상원 의석을 이어받은 뉴욕 주의 커스틴 질러브랜드 민주당 의원 등이 법안을 제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원에서 법안을 제출한 랭걸 의원도 정전협정체결기념일인 7월 27일 의회에서 행사를 열어 상원 의원들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