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한국전 실종미군 관련 서류 미에 전달

휴전협정 56주년인 7월 27일이 2주도 채 안 남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실종된 미군과 관련된 내용을 요약 정리한 서류를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미국의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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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 내 한국전 관련 단체들은 중국 측의 협조가 너무 미흡하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실종자 담당처의 래리 그리어 공보실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정부가 지난 6월 초순에 한국전쟁에 참여한 미군 실종자에 관한 서류를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어 공보실장은 총 25페이지로 구성된 이 서류가 민감한 군 관련 서류가 아니며 중국의 기록보관소에 있는 서류 가운데 한국전쟁 중 실종된 미군에 관한 내용을 단지 요약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서류의 원본이나 복사본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한국전쟁 중 실종된 미군의 생사 확인을 가능하게 할 자료를 미국에 제공한 것은 2008년 2월 미국과 중국 간 군 정보 공유협약이 체결된 이래 처음입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한국전쟁의 종결과 함께 모든 전쟁 포로 문제가 해결됐으며 어떤 미국 전쟁포로도 중국 영내로 이송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모욕감을 느낍니다. 미국 정부는 서류 복사본이라도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중국 측이 면밀히 조사한 뒤 요약 정리한 자료를 갖고 15만 달러까지 주다니, 정말 너무합니다. <br/>

미국 정부는 관련 서류를 건네받은 뒤 미화 15만 달러를 중국 정부에 제공했습니다. 그리어 공보실장은 이 돈이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기 위해 정부가 지불한 돈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다면서 이번에 제공한 15만 달러는 중국 정부가 미국 정부를 대신해서 실종된 미군을 찾는 일에 도움을 준 활동에 대한 보상금 (compensation)차원의 성격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추가 보상금의 지급 여부는 향후 양자 간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그리어 실장은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실종된 미군의 가족들을 대변하는 미국 내 단체들은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포로로 잡혔다가 중국에 이송된 미군 생존 포로와 실종자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일에 중국 측의 협조가 너무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전-냉전 실종 미군 가족협회’의 아이린 만드라 회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 통화에서 중국이야말로 현재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미군 실종자와 전쟁포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차적 열쇠를 쥐고 있다면서 중국 측의 협조를 촉구했습니다.

아이린 만드라: I am disappointed that we are not getting a lot more...(더빙) 미국 정부가 기록의 원본도 아니고 복사본도 아닌 자료를 받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15만 달러를 중국 정부에 주었다는 사실이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중국 정부는 한국전쟁 중 미군 포로들이 중국으로 이송됐던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의 생사 여부와 관련한 정보를 모두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군 사망자의 유해도 미국 측에 반환해야 합니다.

‘전쟁 실종 미군들의 귀환을 추진하는 전미가족연합’의 돌로레스 알폰드 의장은 다음 주 워싱턴에서 국방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번에 건네받은 서류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 구체적으로 물어보겠다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비단 중국 측의 협조를 요청할 뿐 아니라 관련 정보를 당당히 요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돌로레스 알폰드: I feel that's insulting. The US should be asking for the documents...(더빙) 모욕감을 느낍니다. 미국 정부는 서류 복사본이라도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중국 측이 면밀히 조사한 뒤 요약 정리한 자료를 갖고 15만 달러까지 주다니, 정말 너무합니다.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와 전쟁포로를 수십 년간 연구해온 마크 서터 씨는 특히 이번에 미국 측에 건네진 자료에 미국 측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리차드 데서틸즈 병장과 관련한 정보가 빠졌다면 이는 중국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서틸즈 병장은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포로로 붙잡혀 중국에 이송돼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수백 명의 미군 중 하나로 중국이 선양에서 운영한 비밀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고 지난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데서틸즈 병장의 유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조사국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상원이 설립한 미군 전쟁포로, 실종자 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이던 로버트 스미스 상원의원이 1992년 12월 북한 관리들로부터 수백 명의 한국전쟁 미군 포로들이 중국으로 보내졌고, 북한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