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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중문화(한류)가 북한지역에 폭넓게 확산되면서 북한주민들이 북한 연예인보다 남한의 연예인들을 더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의 외면 속에 북한예술은 사멸될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공연무대 환호성 : K-팝 공연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중동, 미국의 젊은이들까지 휘어잡고 있는 한류 열풍,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한국의 연예인들이 북한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친숙한 존재가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북한의 연예인들은 점차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새로 나온 북한노래와 영화들을 아느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조선예술영화 촬영소에서 한해에 기껏해야 영화 3~4편을 만드는 정도인데 이제는 한국영화들이 워낙 많이 돌기 때문에 누구도 우리(북한)영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새로 나오는 노래도 모두 김정일이나 노동당을 찬양하는 것들뿐이어서 아무도 들으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자금부족으로 영화조차 제대로 찍지 못하는데다 그나마 나오는 텔레비죤극이나 음악들도 모두 김일성 가문에 대한 찬양과 충성심을 강요하는 내용들로 되어있어 주민들과 청소년들속에서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북한 땅에도 한류열풍이 몰아치면서 강제주입식 사상교육과 선전에 내 몰리고 있는 북한의 연예인들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을 떠나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 역시 북한 연예인들의 이름조차 변변히 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북한을 떠난 지 불과 몇 달 전이고 지금은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꿈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영진이와 옥주, 은영(가명)이도 북한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왕재산 경음악단 배우인 렴청의 이름마저 제대로 외우지 못했습니다.
이영진
: 렴청이, 조금화인가?… 몰라 잘…
강옥주
: 렴청? 렴청인가? 그리고 뭐지? 걔 이름 뭐지 어…
김은영
: 그 전혜영하고 렴청하고 금화하고 그 다음에… 아, 나도 생각이 안 나는데…
대신 남한의 영화나 연예인들이 더 쉽게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이영진
: 천국의 계단, 남자의 향기, 뭐 이런 거랑 봤지…
김은영
: 혜은이하고 장윤정하고 남진이하고 응, 주현미도… 조금밖에 모르는데…
이러한 현상은 북한의 경제사정하고도 밀접히 연관되어있다고 지난 5월에 탈북해서 한국에 정착한 김정희(45살 가명)씨는 말했습니다.
김정희
: 영화배우라는 게 이름은 다 모르지 뭐… 가수들 이름을 모르지 뭐, TV라는 걸 언제 보기나 하나? 전기 없으니깐, 먹고 사는 게 바쁘니깐 TV 볼 새도 없고 거의나 보지 못하고…
북한 음악
: 혁명의 수뇌부 결사 옹위하리라
북한의 예술인들 속에서는 인민의 감정을 무시하고 오로지 김정일 선전에만 몰두하는 북한의 예술이 가중되는 경제난과 겹쳐 점차 사멸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