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 4년째 유럽 취항 금지

북한 국적의 유일한 민간 국제 항공사인 고려 항공이 국제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유럽 취항이 또 금지됐습니다. 고려 항공은 안전 문제로 4년째 유럽 취항이 전면 금지된 항공사로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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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 연합이 북한 고려항공을 국제적 안전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또 취항을 금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럽 연합은 지난 9일 유럽 취항을 금지하는 항공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고려 항공을 여전히 유럽 취항이 전면적으로 금지되는 항공사로 분류했습니다. 반면 지난해까지 유럽 취항이 금지됐던 5개 항공사에 대해서는 안전성의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금지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유럽 연합의 안전성 심사를 제공하는 국제민간항공(ICAO)의 한 관계자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고려 항공의 비행기들은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취항 승인을 거부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고려항공이 한 해 동안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안전 기준을 맞추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와 관련한 보고나 증거가 없어 개선 노력을 가늠하기 힘들다며, 이 점이 고려 항공의 안전성 개선에 걸림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특정한 정치적, 외교적 고려는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명단 선정의 유일한 평가의 척도는 '안전성'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 연합은 올해 취항금지 명단에서 해제된 인도네시아 가루다 항공사, 태국의 원 투 고 항공사, 앙골라의 태그 항공사 등 5개국의 항공사에 대해 항공사의 소속 국가가 자국 항공사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함으로써 항공기의 안전성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유럽 연합은 소속 국가가 자국의 항공기의 안전성에 대해 국제민간항공기구를 비롯한 관련 국제 기관에 지속적인 보고를 하고 상호 협조를 통해 개선의 노력을 보일 때만 명단에서 해제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려항공사는 모두 2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운항 중인 항공기 10여 대는 모두 1960년대와 70년대 취항한 구 소련제 항공기로 상당히 노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