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스콤 북 휴대전화 사업 순익 급증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의 북한 내 휴대전화 사업은 전체 사업 중 여전히 최하위의 규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당 지출하는 비용은 가장 비싸 휴대전화 사업에 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집트의 이동통신회사인 오라스콤 텔레콤이 발표한 상반기 실적 보고서(Earning Release First Half)에서 고려링크를 통해 휴대전화에 가입한 북한 주민은 4만 7천 863명. 오라스콤이 사업을 운영하는 이집트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레바논 등 8개의 나라 가운데 가장 적은 고객수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적게는 18배에서 많게는 600배 이상 가입자 수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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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스콤 텔레콤이 북한에 설립한 이동통신 회사 고려링크의 상반기 통계. - PHOTO courtesy of Orascom Telecom (PHOTO courtesy of Orascom Telecom)

반면 북한 주민이 개인당 휴대전화에 평균적으로 지급하는 금액은 미화로 20달러가 넘습니다. 2/4분기는 22달러 80센트로 1/4분기에 비해 2달러 가까이 줄었지만 8개 나라 중에서 레바논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금액입니다. 가장 적게 내는 방글라데시보다 무려 8.7배나 높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고려링크의 올해 상반기 전체 수입은 1천 247만 2천 달러. 이 가운데 이자 비용과 세금 등을 빼기 전의 순이익(EBITDA)이 280만 2천 달러를 기록하면서 22.5%의 이익 마진율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최하위권의 실적입니다.

특히 1/4분기에 31만 2천 달러의 영업이익에 이어 2/4분기에 249만 달러란 높은 신장을 기록했지만 분기마다 수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에 앞으로 수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비용을 뽑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선임 연구원은 북한에서 운영하는 통신사업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가입자가 크게 느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석 달에 22달러가 넘는 개인 지출은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오라스콤 텔레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북한 투자를 계획했기 때문에 이익을 위해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오라스콤의 실적 보고서에 관한 신빙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보고서에 보면 3개월 동안 개인당 평균 지출액이 22달러 80센트, 이를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약 8만 8천 원인데 일반적인 소득 수준으로 매달 3만 원에 가까운 요금을 지급하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일반 북한 주민이 6월 말 현재 4만 7천 800여 명이라는 게 과연 가능하냐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평양 주민은 처음으로 휴대전화에 가입할 때 260여 달러 상당의 단말기 값과 함께 초기 요금으로 북한 돈 2,500원, 미화로 약 0.6~0.7 달러가량의 비교적 싼 금액을 내지만 이후에는 사용 요금이 부담스럽고 요금을 달러나 유로화로만 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기존에 가입한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되팔려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경제학자 커티스 멜빈 씨도 이번 실적 보고서처럼 휴대전화에 가입한 북한 주민이 5만 명이라면 평양의 인구를 300만 명으로 계산했을 때 60명 중에 한 명이 휴대전화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월 오라스콤이 이미 6천 명의 가입 신청을 받았다고 보도한 이후 매달 9천여 명이 새롭게 가입을 해야 하는데 과연 일리가 있는 통계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고려링크의 애쉬라프 헤바(Ashraf Heiba) 판촉국장은 현재 휴대전화에 가입한 사람은 음성과 문자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모든 가입자가 영상과 음악 등 다양한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는 MMS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또 외국인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에 계획했던 WCDMA 방식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3.5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을 도입해 큰 용량의 정보를 단시간에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헤바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고려링크는 현재 평양에서 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3분기에 한 곳을 더 설치하고, 선지급 통화카드를 판매하는 영업소도 지금의 3곳에서 9곳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고려링크는 오라스콤 텔레콤과 북한이 각각 투자해 설립한 이동통신 회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