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관, 고려항공 이용 안해

0:00 / 0:00

북한을 방문하는 유럽의 외국인은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평양까지 이동할 때 주로 고려항공 여객기를 이용하지만, 외교관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려항공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섭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유럽연합(EU) 소속 국가의 외교관은 공적인 업무로 북한을 방문할 때 북한의 고려항공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에 입국할 때 외국인 관광객은 주로 고려항공 여객기를 타고 베이징에서 평양까지 이동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유럽의 외교관이 굳이 항공편을 마다하고 열차나 다른 교통편을 택하는 이유는 바로 지난 몇 년 간 국제항공안전기준에 못 미치는 고려항공에 대한 유럽연합의 제재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 소속국 중 하나인 영국의 외무부는 "영국 외교관은 고려항공을 이용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 네 맞습니다. 국제안전기준에 못 미치는 고려항공은 유럽연합이 지정한 제재 항공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외교관들은 북한으로 입국할 때 고려항공이 아닌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게 돼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관광 전문 여행사의 한 관계자도 "유럽연합의 제재 때문에 공적인 업무 차 북한을 방문하는 유럽 외교관은 고려항공을 이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에 위치한 주미유럽연합 대표부측은 "유럽연합은 2006년부터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고려항공을 유럽연합의 제재 명단에 올려 놓았다"고 23일 전했습니다.

이처럼 고려항공이 6년째 유럽연합의 제재를 받는 것과 관련해 독일은 지난해 고려항공이 제안한 유럽과 북한 간 직항 전세기 운항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오는 4월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 100주년을 앞두고 더 많은 유럽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과 평양을 직항하는 전세기를 운항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독일의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유럽연합의 움직임이 이렇자 유엔도 고려항공 여객기의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유엔 산하의 세계보건기구는 내부 지침을 통해 직원들이 특별 허가 없이는 고려항공을 이용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