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고려항공이 세계적인 인터넷 사이트 '페이스북'에 등록한 자사 홈페이지의 이미지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의 유일한 민영항공사인 고려항공은 자사 홍보를 위해 운영하는 웹사이트'페이스북'에 올려지는 댓글 중에서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부정적인 내용이나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작성된 것을 무작위로 삭제하고 작성자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려항공의 '페이스북'에는 승무원이 승객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이나 비행기 조종사들이 항공기 운항에 집중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포함해 평양순안공항에 착륙한 비행기 앞에서 여행객들이 북적거리는 사진 등 홍보용 사진이 대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세계 항공사들이 자사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을 운영하듯이 고려항공도 '페이스북'을 통해 항공기 증편이나 운행 일정에 대한 정보와 변경 사항을 제공합니다.
고려항공의 '페이스북'은 또 관리자가 올린 글에 대해 일반인이 댓글을 다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게시된 글 한 개 당 총 몇 개의 댓글이 달렸는지, 또 관리자가 올린 정보에 대해 몇 명이 만족 여부를 표했는지를 알리는 기능도 있습니다.
그러나 책임있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웹사이트라는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정적인 내용이나 비난성 문구는 고려항공 '페이스북'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가령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사 중 하나인 'US Airways'의 페이스북에는 이달 초 미국 동부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으로 항공운항이 취소되거나 변경된 데 대해 불만족을 표한 고객의 댓글이 버젓이 올려져 있습니다.
이와 달리 고려항공의 '페이스북'이 긍정적인 내용의 댓글만 게시하는 데 대해 미국의 소비자 전문 웹사이트인 '컨수머리스트'는 '고려항공이 페이스북 사용자로 하여금 무조건 좋다고만 말하게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한 마크 퍼튼씨는 고려항공 '페이스북'에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글을 올렸다가 '페이스북' 관리자로부터 "한 번만 더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글을 올리면 페이스북 접근을 금지당할 것이다"는 내용의 경고를 받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영문판도 최근 기사에서 고려항공이 관광객 유치를 중심으로 한 홍보 목적을 위해 지난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편의를 지향하는 여느 웹사이트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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