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 '한국공원'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내년 개장이 목표인데요 과거 이 지역에 살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에 얽힌 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극동지역의 관문인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국경거리’.
1860년대 당시 고려인으로 불렸던 한인들이 집단 정착하면서 1890년대에는 ‘한국거리’로 불렸습니다.
이 곳의 한인 인구는 1910년대에 이미1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불어났지만 1930년대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이후 거리는 텅 비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거리는 1941년까지 그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한인들의 아픈 흔적이 고스란히 밴 이 곳에 한국공원이 조성됩니다.
러시아의 프리마미디아통신은 한국의 이양구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가 현지 언론과 회견에서 한국공원 조성 계획을 밝혔다고 25일 보도했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이 총영사는 이 공원이 한국과 러시아 양국 관계의 역사를 간직한 기념물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공원이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 들어서면 한러 양국 간 호혜관계를 더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될 거라며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한국공원은 내년에 개장될 예정입니다.
한편, 북한도 최근 경제사절단을 블라디보스토크에 보내 러시아와 경제협력 확대를 꾀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최창용 교수는 경협강화에 북러 양국의 이해가 일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창용 교수: 북한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경협 상대를) 다양화하고 싶은 거죠. 또 러시아도 부동항 확보 등 북한에 대해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끌어안기에 남북한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겁니다.
프리마미디아는 2010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현지 한인단체와 공동으로 ‘국경거리’의 명칭을 ‘한국거리’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나훗카 주재 북한 총영사관도 이를 지지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