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일촉즉발의 남북관계가 결국은 금강산 문제로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동결된 남측 정부 소유 부동산을 전부 몰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3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몰수하겠다고 한 부동산은 금강산면회소와 소방대, 그리고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 등입니다.
모두가 정부가 소유한 부동산들입니다.
북한은 재산 몰수의 이유에 대해 장기간 관광 중단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몰수된 부동산들은 북측이 소유하거나 새 사업자들에게 넘겨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북한은 금강산관광 지구에 있는 나머지 전체 남측 부동산을 동결하고 그동안 남아 있던 인력들도 추방키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의 이번 조치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입니다.
천해성: 정부는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시키는 이러한 북한의 불법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의 이번 조치로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은 초비상입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의 말입니다.
관계자: 북한이 그 동안 계속 조치 수위를 높여왔는데요. 이번엔 엄포 정도로 볼 수 없는 조치이고요. 이젠 실행적 조치로 가는..
남북은 사태의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일단 북측이 먼저 조치를 시행한 만큼 남측도 조만간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에서는 남측 정부가 후속조치로 남북 교역과 민간단체의 대북 물자 제공을 엄격히 통제할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담화에서 밝힌 것처럼 남측 정부가 강력히 항의할 경우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포럼 김규철 대표입니다.
김규철: 현재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사업계약 파기라든지 민간 자산 몰수가 있겠는데요. 이는 사실상 금강산관광 사업이 폐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남북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관광 재개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남측 요구를 북측이 일방적으로 거절하고 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에 사태의 책임은 먼저 북측에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으로 돼 왔던 금강산 관광.
지난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의 총격 사망으로 잠시 중단됐습니다.
이후 남북은 관광 재개를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상대방에 대한 끝 모르는 불신으로 결국 무산되고 존폐 위기까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