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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북한이 26일과 27일 열자고 했던 금강산, 개성관광 실무회담을 다음 달 8일에 하자고 수정 제의했습니다.
또 북측이 26일 열자고 제안했던 개성공단의 3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군사실무회담에 대해서도 다음달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 결과를 본 후, 회담 일자를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25일 북한이 제의한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수락했습니다.
대신 회담 일자를 북한이 제의한 26일과 27일이 아닌, 2월 8일로 수정제의 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입니다.
천해성: 현재 남북관계 상황이 잘 아시다시피 여러 가지로 미묘하고 점검해야 될 사항도 많이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2월초, 즉 2월 8일 정도에 협의하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고..
한국의 국방부도 북측이 제안한 3통 관련 군사실무회담에 대해 다음달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 결과를 본 후, 적절한 시점에 회담 일자를 통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회담 일자의 수정 제의는 최근 잇따라 강경과 온건을 오가는 북한의 대남 태도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로 해석됩니다.
북한은 당초 금강산 관련 실무회담을 아태, 즉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제안했지만, 한국은 노동당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에게 답신을 보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입니다.
천해성: 정부는 오늘 오전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양건 부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 개성관광 관련 실무회담을 개성에서 갖자고 제의하였습니다.
물론 노동당 통일전선부 김양건 부장이 아태 위원장을 겸직하고는 있지만, 관광객에 대한 신변안전 문제 등에 대한 논의는 책임 있는 당국 간 협의를 통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회담 상대를 노동당 부장으로 명시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비록 회담 날짜를 미루긴 했지만, 남측이 북측의 회담 제의를 받아들인 만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북측도 일단 남측의 수정 제의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회담의 내용 못지않게 형식을 강조하고 있는 최근 한국의 태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홍익표 연구위원입니다.
홍익표: 회담 일자를 수정 제의한 것은 실무적으로 충분히 가능한데요. 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이 대화 공세를 해오고 있을 때, 저희가 다소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조건으로 관광객 피살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그리고 신변안전 보장 장치에 대한 당국 간 합의를 제시했습니다.
한국이 제시한 3가지 조건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래 지금까지 변함없이 주장해 온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열릴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금강산 관광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잇따른 북한의 회담 제의로 남북 관계가 다소 진전된 분위기이지만, 북핵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