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련 남북대화 당분간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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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8일 금강산 문제와 관련해 남측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둘러싼 남북이 또 다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인데요. 이번엔 상황이 심각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애초 예고한 대로 금강산지구 내 남측 정부의 부동산을 동결한데 이어 현대아산과의 관광 계약권 파기 등 ‘특단의 조치’를 들고 나왔습니다.

지난달 31일 남측 소유 부동산에 대한 실사 조사가 끝난 뒤, 거의 일주일 만입니다. 이로써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의 이번 조치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입니다.

천해성: 북한의 이러한 일방적 조치는 사업자간 계약 그리고 남북 당국간 합의와는 물론이고, 국제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즉각 철회돼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사태 추이를 계속 관망하면서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입니다.

천해성: 북한이 그 외에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얘기를 해온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앞으로 그런 상황을 봐가면서 대응을 하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북측이 발표한 성명에는 특단의 조치가 정확히 언제부터 발효되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남측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북측이 단계별 압박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고려대학교 유호열 교수입니다.

유호열: 북한은 남한 정부의 태도를 봐가면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으니까 단계별로 계속 압박에 들어갈 겁니다.

아직 초기 단계인지 몰라도 남북 간의 육로통행은 특이사항 없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다만,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 북한이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주 업체들은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은 있을 수 없다”며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이임동 국장입니다.

이임동: 남북 당국자들이 서로 의지가 있기 때문에 크게 변화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측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특별히 흔들리거나 그러진 않을 겁니다.

실제로 북한의 이번 조치가 당장 개성공단 기업에게 줄 실질적인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반면, 현대아산은 8일 밤에 이어 9일 오전에도 임원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현대아산은 일단 자산에 대한 부분이 언급되지 않은 점에 안도하면서도 향후 미칠 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의 말입니다.

관계자: 조치에 대한 실질적인 언급이나 통지문은 없었습니다. 일단 어제 발표한 성명이 다입니다.

북한의 이번 조치가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행에 옮길 것이란 견해도 많습니다. 그러나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북한이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어 북측의 이번 조치가 효과를 거둘 지 미지수입니다. 게다가 지금 한국은 해군 초계함 침몰로 나라 전체가 사건 수습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북측과 타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둘러싼 남북 간의 기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현재 금강산 관광 지구에는 현대아산 관계자를 포함해 남측 국민 30여 명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