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재개 물꼬 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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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새해 들어 남쪽에서 ‘금강산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부 연구기관 내에 있는 책임자급 인사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국가 안보 및 군사 전략에 관한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입니다.

그래서 이 기관의 수장인 남성욱 소장의 말 한마디는 정부의 정책과 노선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런 그가 지난 4일 한나라당 젊은 정치인들의 모임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남 소장은 “남북 회담을 상반기에 개최하고, 6월 이후에는 금강산관광이 재개돼야 한다”면서 “금강산관광은 해야 할 일이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1일에도 국무총리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김태우 원장이 연구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금강산관광 재개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5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조율된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류우익, 통일부 장관

] “통일연구원에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조율된 정책은 아닙니다.”

김태우 원장은 원래 보수적인 성향으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해 현 정부의 입장과 뜻을 같이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김 원장조차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사과하지 않더라도 금강산관광 재개 협상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은 의미가 깔려 있다고 분석됩니다.

[인터뷰: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지금 정부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얘기를 꺼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요. 대신 정부 외곽 기관을 통해 금강산 관광 문제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관광 재개 관련해서 정부 차원의 운 띄우기로 해석됩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 재개의 조건으로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합동조사와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를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북한 당국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며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에도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 위원장 조문차 방북했을 때 북측 최고위급 인사가 “남측이 먼저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 조금만 양보해 주면 북측도 거기에 상응해 화답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문 방북 때 현 회장이 만난 사람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인 점을 고려할 때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서 나온 말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금강산관광은 현 단계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하나의 열쇠고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측의 이명박 정부도 (선거를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있고, 북한도 김정은 체제의 리더십 확보를 위해서 통지자금과 경제복구 자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3년 넘게 중단돼 온 금강산관광.

경제난을 해결하려는 북측의 희망과 선거를 앞두고 남북관계를 풀려는 남측의 바람이 막혔던 금강산관광 길을 열게 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