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북한 지도자와도 만나겠다”

0:00 / 0:00

앵커: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4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외교안보통일 분야의 공약을 종합해 발표했습니다.

다른 주요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한국의 대북정책도 “진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화 아니면 강경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박 후보는 현재 남북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라고 말합니다. 신뢰를 공고히 해야 지속가능한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 한국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박 후보는 “우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존 합의에 담긴 평화와 상호 존중의 정신을 실천하며, 세부 사항은 현실에 맞게 조정해 나가자”는 겁니다.

박근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화 채널이 열려있어야 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면 북한의 지도자와도 만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또 남북간 경제 협력과 사회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과 평양에 각각 ‘교류협력사무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 박 후보는 “제2의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가칭 ‘국가안보실’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다른 두 명의 유력 후보들도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상당 부분을 이미 발표한 상태입니다.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문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고 발전시켜 현재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게 필수라는 겁니다.

이를 통해 “국민소득이 1인당 3만 달러가 되도록 하고 인구 8천만의 한반도 공동시장을 형성하겠다”고 문 후보는 말했습니다.

지난 10월4일 공개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입니다.

문재인: 경제적인 국가 연합을 먼저 이루고 나면, 그 뒤에 군사, 외교, 정치, 이런 분야의 합의가 추가되면, 그것이 국가 연합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문재인 후보는 남북경제연합 5개년 계획을 수립해 10.4 선언에서 합의한 48개 공동사업과 남북한 연계효과가 높은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문 후보는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균형외교를 통해 한국이 동북아 평화선도국가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핵 6자회담을 항구적인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로 전환하고, 북미관계와 북일관계의 정상화를 지원해 동북아에서 평화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문 후보는 “집권하게 되면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반도 평화구상 초안을 내년 여름까지 마련한 뒤 북한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당에 속하지 않은 채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유력 후보도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튼튼한 안보와 유능한 외교 위에 남북 대화와 협력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9월28일에 열린 정책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입니다.

안철수: 안보가 불안하고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면 복지국가는 요원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북정책은 이전 정부의 정책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키고 현 정부가 보여준 한계는 극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포용정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이명박 정부의 상생공영 정책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후보는 남북 협력과 북핵 문제의 해결,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남북 협력과 주변 4강의 협력을 통해 북방경제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세 후보의 대북 정책을 비교해 보면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실제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외교안보통일 공약은 “60%가 엇비슷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한국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세 후보 모두 남북관계에서 “안보 강화”와 “교류 확대” 정책을 통해 중도층의 표심을 잡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