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미국 의회가 추진중인 한국전 기념공원 내 추모벽 건립에 대해 주무 부서인 내무부가 '건립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추모벽 설치가 한국전 기념공원을 추가 건립하는 셈이라는 이유인데요, '형식적인 반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가 추진중인, 한국전 기념공원 내에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미군 병사 전원의 이름을 새긴 대형 추모벽을 건립하는 안에 대해 미국 내무부가 국립공원관리소를 통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7일 미국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일 하원 천연자원위원회 산하 국립공원 소위원회가 주관한 청문회에서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관리소 측은 한국전 기념공원 추모벽 건립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1995년 개장한 한국전 기념공원이 수년 간 논의를 거쳐 완공된 '완전한 하나의 기념물'로, 추가 시설이 들어설 경우 제2의 한국전 기념공원이 되는 셈이고 기념물의 성격도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국립공원관리소 측은 또 전사한 미군 병사의 이름을 추모벽에 새겨 넣는 안도 이미 현 한국전 기념공원 건립 단계에서 검토됐지만 결국 폐지됐다고 밝혔습니다. 전사자 이름이 새겨진 기념탑이 들어선 베트남전 기념공원 조성 때 누구의 이름을 넣고 뺄지를 놓고 큰 논란이 일었고 결국 모두를 만족시키는 묘수는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겁니다.
반면, 추모벽 건립을 위한 법안을 발의한 랄프 홀(공화, 텍사스) 하원의원은 청문회장에 직접 나와 "많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현 기념공원에 대해 참전 미군의 희생을 형상화하기엔 미흡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추모벽 추가 건립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추모벽 건립 필요성을 의원들에게 직접 설명한 한국전 참전용사인 윌리엄 웨버 전 미국 육군 대령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내무부 측의 반대가 형식적(pro forma)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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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웨버
] 내무부의 반대는 다분히 형식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맹렬히 반대한다고 보기 어렵구요, 반대 의견을 기록에 남기려는 정도였다고 봅니다. 내무부는 추모벽이 한국전 기념공원의 추가 건립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은 기존 공원의 재단장(refinement)이어서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그는 당시 청문회에서 추모벽 건립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의원이 있었던 반면, 반대 의견을 밝힌 의원은 없었다면서 청문회 분위기는 추모벽 건립을 지지하는 쪽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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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웨버
] 청문회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면, 소위원회의 추모벽 건립 찬성 의견이 하원 본회의에까지 그대로 이어지리라고 봅니다.
반면, 내무부가 추모벽 건립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을 추가로 의회에 낼 경우 전체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가 한차례 더 열릴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웨버 전 대령은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7월 랄프 홀 (공화, 텍사스) 하원의원을 포함한 민주, 공화 양당 의원 5명은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미군 병사 3만3천 명의 이름을 모두 새겨 넣은 대형 유리벽을 현 한국전 기념공원 주변에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