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두달째 공식 석상 안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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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가 6월초부터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건강이 악화된 것 같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당 경공업부장인 김경희가 북측의 언론 보도에서 자취를 감춘 건 지난 6월5일 이후입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대외 건설자들의 예술소조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지난 2달 동안 김경희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김경희가 사라지자 한국 언론도 관련 사실을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김경희가 갖고 있는 북한 정권 내 역할 때문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장용석 선임연구원입니다.


장용석:

김경희는 김정일의 동생으로서, 장성택의 남편으로서, 또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의 고모로서, 이 세 권력의 축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 김경희의 거취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경희의 역할이 주목받은 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된 이후부터입니다. 그 이전엔 김경희가 북측 언론의 보도에서 몇 달씩 사라졌다고 해서 현재와 같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2008년 8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김정일의 피붙이로서 그리고 후계자인 김정은의 고모로서 김경희의 북한 정권 내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김경희의 위상은 김정일 위원장 수행 횟수로 나타납니다. 김경희는 올 상반기에는 김정일을 48회 수행해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제치고 가장 자주 김 위원장을 현장에서 보좌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김 위원장의 공식 활동에 111회 동행했습니다.

이처럼 왕성한 활동을 보이던 김경희가 현재 50일 이상 공식 석상에서 보이지 않자 한국 언론은 건강 악화설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재발한 것 같다는 게 가장 자주 언급되는 추정입니다. 이밖에도 우울증과 모르핀 중독 가능성도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말합니다.

권력 다툼으로 인해 김경희가 모습을 감췄을 거라는 추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인 장성택에게 별다른 이상 징후가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권력 싸움에 따른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정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