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높은 북 경로동직장 '매직'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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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각종 동원과 사회적 과제의 부담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 속에도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경미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조직된 경로동직장이 바로 그런 직업인데요. 최근엔 이러한 경로동직장 노동자 자리를 돈으로 사고 파는 실정이라는 얘깁니다.

어찌된 일인지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각고의 노력 끝에 경로동직장 노동자로 수속을 마친 30살의 김 모씨. 함경북도 국경지역에서 살고 있는 김 씨는 정년퇴직을 하게 된 경노동직장 노동자 박 모씨에게 줄을 대고 3년 동안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군대에서 제대되자마자 시 병원에 있는 친척을 동원해 뇌손상 진단을 받은 김 씨는 인민위원회 노동과와 동사무소, 군사동원부 관계자들에게 북한 돈으로 100만원이 넘는 뇌물을 바치며 경로동직장에 취직할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인원을 늘릴 수가 없다는 직장 사정때문에 얼마 안 있어 년로보장으로 직장을 퇴직하게 될 박 씨에게 또다시 북한 돈 15만원을 건네고 기다려 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김 씨처럼 돈을 주고 직장 자리를 사고 파는 매직행위가 북한에서 성행하고 있습니다. 젊은 여성들은 돈을 들여가며 예술부문을 찾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경로동직장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도 “보통 제대군인들이 영예군인 공장에 들어가려면 3급 이상의 영예군인(상이군인) 자격증을 군부대에서 가지고 나와야 하는데 그게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며 “그러다나니 최근엔 경로동직장 노동자 자리가 가장 시세가 높아졌다”고 전했습니다.

경로동직장에 들어가려면 돈과 힘이 다 안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최근엔 경로동직장 노동자라고 하면 웬만한 보위원이나 보안원들 조차도 어려워할 정도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경로동직장 노동자의 인기가 높아 진것은 경로동 직장이 장애인이나 장기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간단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직장이기 때문입니다. 딱히 일거리가 없는데다 직업적 특성상 일체의 사회적 동원이나 과제가 면제되기 때문에 돈 많은 사람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옛날에는 경로동직장 노동자라고 하면 대부분 허리를 못 쓰거나 얼굴이 핼쓱해서 병색이 도는 사람들뿐이었는데 지금은 하나같이 얼굴에 기름기가 넘치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대부분 직장에 적만 두고 있을 뿐 시내(도읍)에서 한다하는 장사꾼들이거나 돈 많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