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 “북 노동자 2만명 취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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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은 올 상반기 현재 2만 명의 노동자를 러시아에 파견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 6월 말을 기준으로 러시아에서 정식 취업 허가를 받아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 수는 모두 2만 명에 이른다고 러시아 연방 이민국이 밝혔습니다.

러시아 일간신문 ‘트루드’는 연방이민국이 지난 달 펴낸 ‘올 상반기 러시아의 사회 경제 현황에 관한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최근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정확한 규모가 정부 자료를 근거로 공개된 건 사실상 처음입니다.

신문은 우즈베키스탄(39만5천 명)과 타지키스탄(15만 명), 우크라이나(10만5천 명) 등 구 소련 국가를 제외하면, 북한이 중국(7만6천 명), 터키(2만2천500 명)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벌목, 농업, 건설 분야에 집중적으로 진출해 있으며 그 규모가 점차 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실제 이달 초에는 러시아 연방이민국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확대를 위한 북러 양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 TV (10월5일 방송) 녹취: 김정은 동지께 보내온 선물을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는 러시아 연방이민국 대표단 단장인 아나톨리 쿠즈네초프 부국장이 4일 해당부문 일꾼에게 전달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이민국 대표단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을 위한 의정서를 조인했습니다.

이미 올 해 북한에 취업 상한선인 노동허가 쿼터를 10% 추가 배정한 바 있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정부는 내년에도 북한 노동자 136명을 추가로 받아들이기로 최근 결정한 바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그 동안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돼온 110억 달러 규모의 채무 상환 협상을 지난 달 중순 마무리하는 등 경제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최창용 교수는 북러 양국 간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창용 교수: 나진항 개발에서 봤듯이 북한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다양화시키고 싶은 것이거든요. 또 러시아도 부동항 확보 등 북한에 대해 상당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한 러시아 파견 북한 건설 노동자는 매달 2만5천 루블, 즉 미화 800달러를 북한 당국에 상납한다며 임금을 받아도 푼돈만 수중에 남는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북한 노동자는 주변의 러시아 노동자들의 평균 생활비가 1만5천루블, 500 달러인 데 러시아 노동자의 평균 생활비보다 더 많은 돈을 북한 당국이 회사 반납금 명목으로 뜯어간다고 전했습니다.

노동자 파견 확대를 통한 북러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가 북한 당국의 배만 불리는 데 악용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