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자회 1시간 늦춰 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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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에 열릴 것으로 예고되었던 북한 노동당대표자회가 28일에야 개최되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의참석 여부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로 회의가 1시간 늦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20일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외국언론들은 노동당대표자회가 연기된 원인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자주 현기증과 졸음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정보도 있었는데요.

당대표자회가 열린 28일 아침까지도 회의시간이 급하게 변동되는 등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고 믿을만한 북한의 간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당 간부에 의하면 노동당 중앙위는 지난 20일 각 도당책임비서들을 통해 당대표자회를 오는 24일에 개최한다고 통보하면서 "모든 지방당대표들은 22일 낮 12시까지 철도성이 조직한 특별열차편으로 출발한다"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시에 따라 교통이 불편한 시, 군 대표들은 20일 저녁부터 도 소재지를 향해 출발했고 21일에는 모든 지방당대표들이 도당에 집결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노동당 중앙위가 21일 아침에 돌연 회의날짜를 28일로 연기하면서 도 소재지들에 모였던 지방당대표들은 농업부분과 지방공업부분 '실적협의회'로 하루를 보냈고 결국 일부 대표들의 경우 추석도 집에서 보내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고위간부 소식통도 "회의 날짜가 24일로 잡혔었으나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문제로 다시 28일로 연기했다"면서 "회의 기간도 28일 하루만 진행한다"고 전해왔습니다.

이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김정일의 건강을 고려해 오전 9시부터 시작할 것으로 준비했던 회의시간도 10시로 늦추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경우 아침 8시가 출근시간이고 기존에 진행되던 모든 회의들도 이런 시간에 맞추어 오전 9시부터 시작하는 것이 통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 시간 이상 앉아서 버티기 어려운 상태라는 판단에서 오전 회의시간을 10시부터 11시 30분으로 계획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오전회의 시간에 당 총비서 추대식과 정치국위원 발표를 신속하게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27일 오후 2시, 기관장·초급당비서가 참가하는 긴급회의를 열고 28일 오전 10시부터 조선중앙텔레비젼(TV)을 통해 생중계되는 당대표자회를 집단적으로 시청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한 오전회의가 끝나는 11시 30분부터 모든 직장, 인민반과 대학을 비롯한 도시주민들이 신속히 시내 중심으로 이동하여 낯 12시부터 김정일 당비서추대환영 군중집회를 가지는 것으로 포치됐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27일, 북한전문 인터넷 신문인 '데일리 NK'도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당대표자회는 28일 하루 개최되며 김정일을 정치국 상무위원과 총비서로 추대하는 선거가 진행된다"며 "지역별로 김정일 총비서 추대 환영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28일 저녁시간까지 김정일이 노동당대표자회에 참가했다는 소식이나 사진, 동영상들이 일체 전해지지 않았고 더욱이 노동당기관지인 '노동신문' 인터넷판은 당대표자회 소식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통례를 벗어나는 북한매체들의 이런 보도내용으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가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