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현행 노동당 규약에는 당은 모든 조직체 중에서 최고 기구이며, 모든 권력의 원천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1980년 제6차 대회를 끝으로 당 대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은 북한의 노동당이 창건된 지 64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북한에서 당 창건일은 대내외적으로 가장 큰 기념일 중 하나 입니다.
당연히 당의 1인자인 김정일 총비서가 공식행사에 참석해야 했지만, 참석했다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중심의 당 국가체제입니다. 당이 최고의 권력 기관이라는 뜻입니다. 아울러 당 대회는 당원과 인민을 교육시키고, 당의 업적이나 과업을 널리 선전하는 명실 공히 당의 최고지도기관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아들인 김정일을 후계자로 공식화 한 것도 지난 1980년 6차 당 대회였습니다.
당 대회가 없을 때는 당 대회에서 선출된 중앙위원회가 최고지도기관이 됩니다.
당 대회가 지금까지 여섯 차례 개최됐지만, 규정대로 제 때에 연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마저도 1980년 제6차 당 대회를 끝으로 한 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서 규정된 기간보다 빨리 또는 늦게 소집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당중앙위원회를 5년에 1회 소집하기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1993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제6기 21차 전원회의 이후 당 전원회의조차 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우선 성과가 있어야지 총화보고를 하죠. 두 번째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게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당 대회뿐만 아니라, 당 중앙위 전원회의도 못 열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 당 대회를 여는 일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6차 당 대회에서 수행할 대내외 정책노선으로 제시했던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10대 경제전망’도 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이에 준하는 경제성과를 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김일성 생일 100년이 되는 2012년을 전후해 당 대회를 열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지식인 모임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의 말입니다.
김흥광: 최근 핵개발이라든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경제안정을 위해 내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2년 쯤 되면 당 대회를 개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이 2012년을 강성대국 건설의 해로 제시하고, 경제발전을 꾀하는 이유도 당 대회와 무관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 경제로 볼 때, 목표대로 그 성과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