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근로자 임금으로 궁전 보수”

앵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꾸리는 데 기여한 해외파견 근로자들에게 이례적으로 감사를 표시했지만, 실제로 외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임금체불 등 각종 불이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얼마 전 김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을 공원화 하는 데 기여했다고 이례적으로 해외 근로자들을 치켜세웠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에 파견된 수만명 북한 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초과근무에 시달리고, 임금 체불 등 불이익을 당하는 것으로 자유아시아방송 취재결과 나타났습니다.

최근 국경지방에 나온 한 평양 주민은 "작년에 중국에 일하러 갔던 딸이 선물하나 사오지 못하고 맨손으로 돌아왔다"면서 "얼마나 생활이 힘들었는지 1년 만에 병에 걸려왔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 지린성 옌벤(연길)지구에 있는 한 봉제공장(옷공장)에서 일했다는 이 주민의 딸은 하루 16시간씩 통풍도 되지 않는 열악한 작업장에서 일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일이 끝난 다음에는 노동자들은 집체적으로 줄을 서서 밥 먹으러 가야 했고, 밤에는 보위부 감시요원들 때문에 집단 숙박시설을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주민은 "북한 여성 근로자들은 1년 이상 중국 공장에서 일했지만, 노임을 주지 않아서 아직 손에 인민폐를 쥐어보지 못한 노동자들이 수두룩하다"면서 "노동자들에게는 중국 기업이 북한 측에 얼마나 주는지 조차 비밀로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북한이 외화벌이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중국에 파견했지만, 감옥이나 다름없는 시설에서 장시간 노동착취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노동자들을 모집할 당시 평양에서는 근로자 한 달 월급이 미화 150달러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딸을 중국에 보내면 시집갈 준비라도 해오겠지"라며 저마다 출국시켰는데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해 부모들의 실망이 크다는 것입니다.

한편, 북한 무역계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근로자의 노임(임금)대신에 중국에서 유원지와 놀이터 자재로 들여간다는 이야기를 대북 무역업자들로부터 들었다"고 얼마 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연락에서 밝혔습니다.

그는 "작년도 만경대 유희장과 릉라인민유원지 등 평양시에 많은 유희장이 건설됐는데, 어디서 그 돈이 났겠냐"면서 "주민들도 외국에 나갔던 노동자들이 빈손으로 돌아오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에 벌목공으로 파견됐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안드레이씨는 북한의 해외 근로자 파견은 경제 건설보다는 우상숭배에 더 목적이 크다고 말합니다.

안드레이 조:
아무리 해외에 노동자들을 외국에 많이 파견해도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자본을 저축하고 불구는 것이 아니라, 평양에 놀이공원을 많이 짓는 것은 외국인들을 끌어들여서 과시하기 위한 것도 있고...

그는 "주민이 수백만 명 굶어죽던 1990년대 중반에도 9억 달러를 들여 금수산기념궁전을 지었는데, 이번에는 그 넓은 광장마당에 공원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