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위성은 궤도상에 오르지 못했다고 보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 발사를 북한의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 말하면 북한의 로켓이 이토록 먼 거리를 날아간 적이 없습니다. 지난 시험 발사보다 기술이 발달했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중요한 사실은 바로 로켓 발사의 외교적인 의미입니다.
북한 정부의 입장에서 로켓 발사는 새로 당선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와 비슷합니다. 근래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관심을 다시 이끌어내기를 원합니다. 도대체 북한은 왜 이토록 미국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걸까요? 이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미국에서 북한에 지원되는 각종 원조 때문은 아닙니다. 더욱더 중요한 이유도 있습니다. 북한은 주변 국가들의 경쟁과 갈등을 이용해 그들에게 원조를 받지만, 정치적 양보를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북한 정권이 1960년대부터 실시해온 대외 전략입니다.
지금 북한은 강화되는 중국의 영향력을 큰 문제로 보고 이를 가로막으려고 미국과 러시아를 이용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미국이 북한에 관심이 없고 한반도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북한에서 점점 멀어지는 지금, 북한은 미국을 위협하는 신호를 보낸 겁니다.
최신 소식을 들어보면 이런 북한의 행동은 효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북한이 의도한 대로, 로켓을 발사한 이후 미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은 다시 높아졌습니다. 위성을 궤도에 보내지 못한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서양 국가의 관심을 이끌고 미국과 하는 회담에서 더 유리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북한은 외교를 잘 관리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경제는 전혀 관리할 수 없습니다. 교묘한 외교술로 얻은 수입을 시대착오적인 경제 구조 때문에 모두 낭비해 버리는 모습, 바로 지금의 북한이 보여주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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