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외교 공작의 산물

0:00 / 0:00

최근에 한반도 사정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거의 일 년 동안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애썼던 북한 정권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완화 정책으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제를 풀었고 중지됐던 개성 관광과 금강산 관광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미 정책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6자 회담을 비판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회담을 할 의지가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북측의 태도 변화는 놀라워 보이지만,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지난겨울, 발발한 위기도 지금의 완화 정책도 북한의 고의적 외교 공작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북측의 공작은 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북한 정권은 외부에서 더 많은 외교적 양보와 원조를 얻기 위해서 오랫동안 같은 방법을 이용해 왔습니다.

먼저 북한이 위기 상황을 만듭니다.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려 노력합니다. 동시에 북한 언론은 전쟁 위협에 대해 운운하고 북한 군인들은 협박적인 선언을 합니다.

이쯤 되면 주변 국가들의 걱정이 심각해집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중국이든 제일 우려하는 것은 바로 경제적 악영향입니다. 북한의 전술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 회사들은 조선 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고조된다고 보고 무역이나 투자에 대해 조심스러워 합니다. 이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우려가 커집니다.

그리고 이런 긴장이 절정에 도달했을 때, 북한은 회담을 제안합니다. 주변 국가는 이 제안을 받고 회담장에 나가, 북한이 더 이상 도발하지 않도록 다양한 양보를 해줍니다. 이 양보를 받은 북한은 얼마 동안 조용하다가 다시 몇 년 후에 똑같은 공작을 합니다. 북한 정권은 1992년에도, 2006년에도 올해도 이러한 전술을 폈습니다.

그리고 지난 8월, 북한은 회담을 시작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낼 때가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북한 정권이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이제 이런 북한 외교술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회담장에 나가 북한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다 해도 장기적인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곧, 미국과 북한의 회담이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미북 회담을 통해서 옛날처럼 중요한 양보를 쉽게 받아 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