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에 억류됐던미국의 로라 링 기자는 ‘자유’나 ‘민주’의 개념을 알지 못하는 북한 주민은 북아프리카나 중동의 민주화 시위 소식을 접해도 정권에 대한 민주 봉기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009년 북중 국경지역 취재도중 북한 당국에 체포돼 약 5개월간 억류되었다 풀려난 커런트 TV의 로라 링(Laura Ling) 기자는 북한 주민 대부분은 ‘정보의 암흑’ 속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링 기자는 최근 미국 서부 로스엔젤스에서 발간되는 일간지 ‘LA Times’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 정권의 철저한 인터넷 통제와 정보 차단, 그리고 왜곡된 사상교육으로 북한 주민 대다수는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 존경심과 두려움을 갖고 있고 ‘자유’나 ‘민주’라는 개념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링 기자는 북한에 억류되었던 당시 남편이 보내준 미국 언론기사를 통해 이란의 대통령 선거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된 후 부정선거 의혹으로 수도 테헤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을 알게 됐지만, 북한 텔레비전에서는 이런 내용은 없이 이란 국민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는 장면만 편파적으로 보여주던 일을 회상했습니다.
링 기자는 자신을 감시하던 두 명의 북한 요원에게 이란의 소용돌이 정국에 대해 설명하려 했지만 그들이 정권에 저항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는 인상을 분명히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전단살포나 장마당을 통한 한국과 중국의 DVD 알판, 손전화 등을 통해 중동의 민주화 시위 소식이 북한에 유입되더라도 대부분의 북한주민에게 ‘민주화 시위를 통한 정권교체’ 등은 먼나라 이야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00년 대 중반 평양주재 영국대사를 지낸 존 에버라드 씨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철저하게 정보가 통제된 북한에서 김정일 정권을 전복하려는 세력이 형성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에버라드 대사:
북한주민은 지도자에 대해 절대적으로 충성하도록 뿌리깊은 사상교육을 받습니다. 최근 외부 정보가 북한에 유입된다고 해도 이집트와 같이 텔레비전이나 손전화가 널리 보급되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평양과 지방의 당간부 사이에도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차이가 엄청나거든요.
한편, 일본 오사카에서 북한내부 소식을 전하는 잡지 ‘림진강’을 발간하는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량강도 혜산시의 정보원을 인용해 “주변 사람 가운데 최근 이집트나 리비아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에 대해 아는 사람이 전혀 없고 거리에서도 소문이 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정보원은 친분이 있는 보안원 몇 명에게도 넌지시 물었지만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밝혀 중국의 정보가 비교적 유입되기 쉬운 국경도시 혜산에서도 리비아 등지의 민주화 움직임이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에서 장마당 등을 통한 ‘입소문’으로 이러한 정보가 확산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따라서 중국을 오고가는 외교관이나 무역일꾼 들이 많아 외부 소식이 빨리 유입되는 평양에서 정보 확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