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사기관, 돈 되는 사건만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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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사법당국이 사건수사에 임하면서 수사기관에 돈이 들어올 만한 사건만 취급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에서 돈을 노린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사법당국이 회수금(압수금)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사건만 골라 수사에 착수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23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사법기관이 돈이 들어올 수 있는 사건만 골라서 취급하고 있다”며 "살인사건이 나도 돈이 얽히지 않으면 수사에 나서지 않아 주민들과 사건 피해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말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 북향동에서 살인미수사건이 발생했다"며 "40대 여성이 돈을 강탈할 목적으로 70대 할머니를 쇠붙이로 무차별 폭행한 다음 돈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돈이 많다고 알려진 할머니의 이웃 마을에 사는 여성(40대)이 철길 레루(레일)못(300g)으로 할머니를 수차례 폭행하고 인민폐 5만4천원(북한돈 7천2백만원)을 탈취해 달아났다며 다행히 할머니가 의식을 차려 사건의 내막이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사건 직후 자식들과 이웃이 신고를 했지만 사법당국은 한동안 수사를 진행하지 않다가 범죄도구인 레루못을 소지한 이웃을 목격했다는 주민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범인을 잡았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고한 주민은 평소에 레루못을 소지하고 다니던 자신의 동거인(세입자)이 몇 달째 갚지 않던 빚을 사건 직후 갚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사법당국에 신고하게 되었다는 얘깁니다.

"40대 여성인 범인은 검거 당시 인민폐 5만 1천원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북한에서 사건조사는 돈이 안 되면 진행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어떤 강력범죄도 돈과 관련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북한사법당국의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향동의 강도사건 피해자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이며 사경을 헤매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 자식들이 범인이 강탈했다 회수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건을 맡은 도 검찰에서는 사건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며 한 푼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사건 초기에는 증거불충분이라며 수사착수도 하지 않던 검찰이 이제는 피해자 측에 “이 많은 돈이 어디서 났느냐, 출처를 대라"고 따지면서 회수금을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비난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지금껏 수사과정에서 당국에 압수된 돈을 다시 찾는 경우를 본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