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난 삐라 청진서 대량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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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김정은의 세습체제를 비난하는 삐라가 무더기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일 현재 보위부 등 보안당국이 청진으로 들어가는 모든 길을 봉쇄한 채 범인색출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이 새 지도자로 위상을 다져가는 과정에서 청진시에서 김정은 체제를 비방하는 삐라가 대량으로 발견됐습니다.

삐라가 최초로 발견된 곳은 청진 시내에 있는 김책제철소로 알려졌습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입니다.

도희윤

: 삐라에는 ‘김정은 타도!’, ‘김정은 체제로는 북한의 미래가 없다’ 등의 반체제적인 내용이 담겨있다고 전해왔습니다.

김정은을 비난하는 삐라가 발견된 직후 북한은 함경북도 보위부는 물론 보위사령부까지 동원해 범인 검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청진으로 통하는 모든 길이 봉쇄됐고, 청진 일대에서는 중국 손전화도 연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방해 전파를 쏴서 손전화의 사용을 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도희윤 대표입니다.

도희윤:

이것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서 북한 당국이 청진으로 통하는 모든 길을 막아버린 것으로 확인됐고요. 얼마 전까지 북한과 연결했던 탈북자들도 지금 전화 연결이 잘 안 될 겁니다.

도희윤 대표는 중국 내 소식통이 북-중 접경지역의 탈북자들을 살피기 위해 조사하러 다니는 과정에서 18일 새벽에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들도 청진에서 삐라 사태가 발생해 현재 초비상 상황이라고 19일 오후 늦게 자유아시아방송에 알려왔습니다.

외부 소식을 자주 접하는 함경북도는 오래전부터 반체제적인 성향이 짙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은이 후계자가 된 2010년 직후부터 회령과 청진을 비롯한 도시에서 체제를 비난하는 문구가 여러 차례 발견된 바 있습니다.

도희윤 대표입니다.

도희윤:

청진 같은 곳은 6군단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 청진이 북한 변화의 초석이 될 거로 생각하고요. 그래서 계속 그쪽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당국에 의해 언론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북한에서 사건, 사고와 같은 충격적 얘기도 대부분 소식통에 의해 전해진 다음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다른 지역에까지 확산될 지 지금으로선 예단할 수 없지만, 향후 북한의 정국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