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서 보낸 전단 평양에서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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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탈북자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탈북자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RFA PHOTO)

앵커: 남한의 탈북자 단체가 중심이 되어 풍선에 달아 북으로 날려보낸 대북전단이 평양 인근 지역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지금까지 남한의 탈북자 단체들이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풍선에 달아 북으로 날려 보낸 대북전단은 대부분 휴전선과 가까운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에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어 왔습니다. 풍선을 날리고 있는 단체들에서조차 멀리 간다 해도 황해도 인근까지 도달할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측이 날려보낸 대북전단이 평양 인근 지역에서도 이따금씩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풍선에 매달린 대북전단이 평양지역까지 도달하게 되리라고는 행사를 주최하는 민간단체들도 기대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의 한 주민 소식통은 “남조선에서 날려 보낸 삐라가 평양 인근 지역에서도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삐라와 함께 들어있는 과자나 초코파이에는 사람이 먹으면 즉사하는 독극물이 들어 있으니 절대 먹지 말고 신고하라는 당국의 선전 때문에 이를 주운 사람들이 먹는 것을 주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주민들이 당국의 선전을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지속적으로 그런 말을 듣다 보면 아무래도 찜찜한 생각이 들어 먹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전단과 함께 보낸 과자에 독이 들어있다는 말이 정말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주민은 “남쪽의 전단을 발견하고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이 두려워 대부분 신고를 하는 편이지만 주위에 보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신고하지 않고 챙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단과 함께 발견된 과자를 다른 짐승에게 먹여본 후 괜찮으면 직접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는 본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 주민소식통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리 내부 사정이 그러기에는 너무나 엄중하다”면서 “과자 몇 개를 위해 목숨 거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느냐”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풍선을 이용한 대북전단들이 남한 정부주도로 날려 보내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의 평양 주민도 한국의 국정원이 전단을 날려보낸다고 믿고 있었으며 자기 말고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이 그렇게 알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남한에 정착한 평양 출신 탈북자 이모 씨는 ”대북 풍선 전단이 평양까지 도달한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면서 “삐라와 함께 보낸 물건이 무엇이냐에 따라 대북 전단이 당국에 신고되는 비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탈북자 이씨는 “예산만 허락한다면 흔한 초코파이 같은 먹거리 보다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정보를 접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형 라디오 같은 것을 많이 넣어 보내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