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단체 삐라 살포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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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측 경찰의 봉쇄로 임진각에 들어가지 못했던 탈북자 단체들이 장소를 옮겨 대북전단을 살포했습니다. 한국군은 "평소보다 강한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자 단체들의 원래 계획은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 20여만 장을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쪽으로 날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불발로 끝났습니다. 남측 경찰이 임진각으로 향하는 진입로를 가로막았기 때문입니다.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경찰 당국이 내린 결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습니다.

탈북자 단체들은 반발했습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경찰서에 정식으로 신고한 집회를 막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는 임진각을 타격하겠다는 북측의 위협에 굴복하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내가 집회 신고까지 다 받아놨는데 이제 와서 대한민국 경찰이 북한의 인민 보안원들이야?

통일부는 탈북자 단체들에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하면서 임진각으로 향하는 길을 통제한 것은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이 “나름대로” 판단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종결된 듯 보였던 상황은 오후 들어 다시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 주민과의 약속”이라면서 이날 중에 꼭 실행하겠다고 탈북자 단체들이 밝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들은 자유북한방송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날 오후 6시 인천 강화군에서 대북전단 12만 장을 날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한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군은 “평소보다 강한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우리 군도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고, 북한군이 만약 우리 땅에, 우리 주민에 대해서 공격할 경우에는 우리 군은 자위권 차원에서 원점을 포함해서 지원 세력까지 강력하게 철저하게 응징할 계획입니다.

탈북자 단체 연합체인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반대하는 내용 등이 담긴 전단을 임진각에서 북측으로 날리겠다고 지난 16일 예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측은 19일 인민군 서부전선사령부의 ‘공개 경고장’을 통해 남측이 전단을 살포할 경우 임진각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과거에도 북한은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남측을 위협한 적이 있지만 실제로 군사 행동에 나선 적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