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단체 “북 위협에도 대북전단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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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 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비난하면서 조준 격파 사격을 거듭 경고하는 등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북 간의 긴장이 또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관은 23일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반공화국 심리전 본거지에 대한 항시적인 직접 조준 격파 사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임의의 시각에 실전 행동으로 진입하게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대북전단 살포를 “전쟁행위로 간주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북한의 이런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단 살포를 계획하고 있는 20여개 탈북자 단체는 천안함 폭침 1주년을 맞아 25, 26일 이틀간 백령도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상학:

우리는 북한에 사실과 진실을 알리는 것뿐입니다. 북한이 한두 번도 아니고 조준 사격한다고 위협하는데요. 북한의 주특기가 공갈 협박입니다. 우리는 굴하지 않고 예정대로 대북 전단을 살포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탈북자들이 꼭 해야 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민간단체의 활동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해 이번 일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천안함 사건 전만해도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한다고 밝힐 때 마다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제를 요청해왔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지난해 천안함 사건을 기점으로 한국 정부의 이런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나자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응해서 같이 포를 날리는 게 아니라, 대북 심리전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신지호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직접 나와 전단을 실은 풍선을 날려 보낸 적도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에도 한국군과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계속 살포할 경우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에 대해 조준격파 사격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한반도가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과연 북한의 호언장담은 어떤 결말로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